열린 마음으로 서울교육 발전시켜야

2010.06.04 21:49:00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였던 곽노현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당초에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완승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민선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의 교육수장으로 진보후보가 선출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서울교육의 교육정책이 현재의 방향보다는 새로운 방향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쨌든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아깝게 낙선한 후보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새로 당선된 곽노현 후보에게 가장 먼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동안 교육행정기관과 일선학교에서 자주 마찰을 빗었던 여러가지 정책들이 있었다. 마찰의 가장 큰 원인은 의사소통 부재와 속도조절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진보든 보수든 양자 간의 정책적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일선학교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열린귀를 가져 주었으면 한다. 한 명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두 명이 생각하는 것이 좀 더 타당성이 높고, 열명, 백명으로 증가하면 더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귀를 열고 의견을 청취할때 서로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닫힌 마음과 닫힌 귀로는 그 어떤 합리적인 의견도 무시되기 쉽다. 현장과 정책당국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그 중요한 것을 덮어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학생들을 위함이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된다. 정책적 오류가 발생한다면 가장 큰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소외되거나 낙오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속도조절 없이 급격히 시행되는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제점 검토 없이 그대로 밀어 붙이는 것은 정책적 오류를 떠나 일선학교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게 된다. 교사들이 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을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 동안의 교육정책 중에는 훌륭한 정책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일선학교에서 전적으로 환영받지 못했던 정책들도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의 교육정책 추진의 햅법이 나올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사소통의 부재, 속도조절의 실종이 지금까지의 문제라면 문제였다. 앞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당선자는 이런 모든 것을 확실해 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해결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시대적 흐름으로 가고 있지만 교육분야에서 만큼은 급격한 변화를 해서는 안 된다. 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그 개혁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현장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교육현장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집단이 바로 교사들이다. 교사들의 요구와 의견에 타당성이 있다면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위한 정책추진이 되어서는 안된다. 의사소통의 길을 열어놓는 교육감이 되길 바라고 교육정책 추진에서 속도를 조절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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