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16강의 의미

2010.06.23 16:12:00

23일 새벽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밤잠을 설치며 원정사상 16강에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응원열기가 지구 반대편 남아공까지 전해진 것 같다.

B조에 편성된 우리나라 태극전사들은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게 선취골을 내주면서 선수들은 위축된 가운데 경기를 하다가 기성용 선수의 프리킥을 이정수 선수가 받아 이번에는 머리로 골을 넣어 동점을 이뤘다. 수비수인 이정수 선수는 그리스 전에서도 첫 골을 넣어 공격수로 떠오를 만큼 두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우리 팀에 사기를 불어 넣었다.

사기가 충천한 우리 대표팀은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킨 박주영 선수의 역전골로 16강을 확정하는 듯하더니 교체선수로 들어간 김남일 선수의 페널티 반칙으로 한 점을 내 주어 2대2 동점이 되었다. 16강을 가기위해 무승부라도 지켜달라는 심정으로 응원을 하였다. 벼랑 끝에 몰린 나이지리아의 공격은 몇 차례 우리 골문을 위협하여 가슴을 쓸어내리며 경기를 보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4강의 신화를 창조한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대륙의 중심인 남아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현지까지 가서 응원을 한 붉은악마응원단, 아리랑응원단과 현지교포의 응원 덕이 크다고 하겠다. '대~한민국'의 거리응원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응원일 것이다. 2002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을 때 밤새도록 거리를 돌며 대한민국을 외치던 그 함성이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거리로 나와 응원을 하라고 동원해서 모인 군중이 아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붉은 복장을 갖추고 응원도구를 가지고 나와 노래 부르고 박수치며 펄쩍 펄쩍뛰며 응원하는 모습에서 애국심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우리민족은 마당만 펼쳐 놓으면 춤과 노래로 흥을 돋우며 하나가되는 민족이다.

2002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48년 만에 첫 승을 올리고 16강을 거쳐 8강에 오른 데 이어 4강까지 올랐던 것은 개최국의 잇점도 있었겠지만 기적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았다. 히딩크라는 훌륭한 감독이 있었고 선수들도 실력발휘를 다했었기에 가능하였다.

한국은 해외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6번이나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고 그 역사는 동아시아 축구 전체의 수준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원정경기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56년만이라고 하니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최고 수준의 선수가 팀마다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이 비슷한 팀의 경기에서는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는다. 지나치게 공격위주로 경기를 펼치다가 패스미스로 역습을 당하여 골을 내주게 된다. 또 하나는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고갈되어 체력의 바탕 위에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골을 넣거나 팀워크가 잘 짜여서 세트피스 플레이로 득점을 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이번 대회를 관전하면서 ‘마음이 굳으면 몸도 굳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여 경직된 플레이를 하는 팀은 팀워크가 무너지면서 대량의 실점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와 함께 32강 본선대회에 나간 북한 팀이 강호 브라질과는 2대1로 잘했으나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7대0이라는 대량실점을 했다. 축구경기를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를 펼치는 것이 게임이 더 잘 풀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루 빨리 남북통일이 되어 남북의 우수한 선수로 한 팀을 구성하여 월드컵대회에 나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26일 있을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기다리며 우리 모두 힘찬 응원을 하자.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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