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에 대한 단상(斷想)

2010.07.11 20:50:00

우리 학교 2학년 학생들, 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흡연하는 학생들인데 슈퍼에서 담배를 훔친 것이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5명이 집단으로 저지른 사건이다. 흡연이 절도까지 확대된 것이다.

청소년기, 한 번의 일탈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지 않은가? 다만 그 흡연이 호기심에서 시작되어 잠시 일탈에 머물렀다가 빨리 정상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학생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선도위원회에서는 학교봉사 5일이 떨어졌다. 학교애서의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담임과 학교장은 학생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었다. 학생 개인별로 '스스로의 약속'을 기록해 담임과 교장이 공동 서명하였다. 담배 끊기, 지각 않기, 교복 제대로 입기,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기 등 개인별 자필로 쓰고 실천을 다짐한 것이다.

50대 중반인 필자도 중학생 시절에 잠시 일탈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 동네 아이들과 모여 초등학교 화장실에서 최초로 흡연을 한 것이다. 기침을 콜록콜록하고 구역질에, 혀는 뻣뻣해지고 가래침은 아무데나 뱉고, 입안에서는 니코틴 냄새가 나고. 그 첫경험은 한 마디로 '아니올시다' 였다.

호기심에서, 친구들과의 의기투합에서, 따돌림 받지 않으려고, 어른 흉내내려고, 그게 바로 용기인 줄 알고 시작한 최초 흡연은 '이거 피워서는 안 되는구나!'의 깨우침을 주었던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담배를 손에 댄 적이 없다.

흡연을 하지 않으니 좋은 점이 많다. 용돈 절약을 비롯해 입냄새 나지 않고,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 가족 건강에도 좋다.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흠연은 마약과 같아 중독이어서 끊기가 어렵고 노년이 되어 꽁초 줍는 모습은 추하기 이를 데 없다.


얼마 전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화장실 입구에 붙어 있는 '99세 이하 금연'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화장실 내 무조건 금연'이 아니라 나이 제한을 한 것이다. 우리들 평균 수명을 생각한다면 평생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은 정년 퇴임한 교직 선배 중 유독 흡연을 고집한 분이 있다. 금연하려고 마음을 먹고 화장실에서만 흡연을 하고 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마다 금연 표시가 비윗장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 분 왈, 흡연권이 화장실에서조차 침해되어 '일부러 흡연'을 한다고 괴변을 늘어 놓는다.

지금 흡연자들은 갈수록 설 곳이 없다. 대중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은 대개 금연구역이다. 흡연구역이 있다손 치더라도 한 쪽 구석에 몰아 넣는다. 흡연자들의 흡연권은 일반인들의 혐연권에 압도당한 현실이다. 우리 학교 교직원 중 흡연자는 한 두 명 정도다. 이렇게 가다가는 담배 산업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라나는 학생들의 흡연, 추방해야  한다. 교직원이 금연에 앞장서야 한다. 흡연이 성인의 특권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는 엄연한 사실임을 알아야 한다. 특히 여대생이나 아가씨들의 흡연은 미래를 어둡게 한다. 본인은 '멋'으로 피우는지 몰라도 그 장면을 보는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린다는 사실이다.

담배, 본인과 가족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과감히 끊자. 2세 생산, 자녀 교육에도 좋지 않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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