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학교참여, 건전한 방향설정 필요해

2010.07.19 09:12:00

노컷뉴스 7월 14일자에 보면 학부모가 학교일에 매달리면서 생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학부모는 왜 학교에서 살아야 하는가라는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교통지도부터 시작해 화장실 청소, 급식 당번, 독서 지도에 이르기까지 일선 학교의 고된 일은 죄다 학부모들의 몫이 된 지 오래이며, 참여하지 못한 맞벌이 부부는 행여나 자녀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혹시 초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중학교에서는 생업을 포기해야 할 만큼 학교의 고된 일이 죄다 학부모가 맡아서 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해야할 일들은 반드시 교사들이 한다. 화장실 청소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외부 용역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부모들이 화장실 청소를 한다는 것은 생소한 이야기다. 그동안 학부모가 학교일을 했어도 화장실 청소까지 학부모에게 맡기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닌듯 싶다. 보도가 다소 과장되지 않았나 싶다.

교통지도도 초등학교의 이야기일 것이다. 중, 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교통지도를 하지 않는다. 전혀 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보도 내용이 주로 서울을 이야기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필자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급식소위원회, 교복공동구매위원회는 법으로 정하고 있는 위원회이다. 학부모의 참여가 필수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를 참여시키지 않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학부모를 참여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문제삼으면서 학교를 이야기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되었다. 학부모의 학교참여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반드시 학부모가 참여해야 하는 학교내의 위원회는 또 있다. 수련교육 수학여행 활성화 위원회, 교원평가위원회도 학부모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의무적으로 몇% 이상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학부모 참여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서울의 경우, 자발적인 참여가 더 많다. 억지로 참여를 하도록 독려하지 않는다. 급식소위원회나 교복공동구매 위원회등은 대부분 운영위원이나 학부모회 임원들이 참여한다. 복수로 참여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 학교에 참여하는 학부모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적은 편이다.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있다. 방과후 수업에 학생들을 돌보기 위해서 자발적인 모임을 결성하여 참여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돕기위해 자발적인 참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중 고등학교에서는 배식을 돕는 도우미를 요청하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급식 식자재 검수를 하거나 학교식당의 위생상태 점검차 교대로 학교를 방문하는 일들은 있다. 학교에서 억지로 와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보도된 내용대로 이루어진다면 학부모의 학교참여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교육의 3주체 중 하나인 학부모의 참여는 현대교육에서 필수적이다. 개인에 따라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겠지만 모든 학부모들이 학교에 참여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 더욱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학부모의 학교교육활동 참여로 학교문화가 개선되었다. 학교에서 독단으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일은 많지않다. 학부모의 적극적인 학교참여의 결과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제기된다고 해서 학부모의 학교참여를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화장실청소 등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은 철저히 통제하되, 건전한 학교참여 풍토는 더욱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강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학교나 학부모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한 방향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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