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결과표 받아보니 ①동료평가

2010.07.25 19:45:00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 대한 결과표를 받았다. 5점 만점에 4점대 후반이 주를 이루었는데 동료평가와 학생평가, 학부모평가의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 시범운영학교에서 이미 나타났던 결과이지만 학생과 학부모 평가는 동료평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또한 학생평가보다는 학부모평가의 점수가 대체로 낮게 나왔다. 필자의 평가결과표이지만 다른 교사들도 비슷한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시범운영 학교의 평가결과에서 동료 평가가 높게 나온것을 두고 온정주의 평가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물론 그럴수도 있지만 수업방법에 정답이 없는 현실에서 100% 온정주의로 보기는 어렵다. 필자도 동료교사 수업을 보면서 '저렇게 하는 방법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른 교사의 수업이 나와 다르다고 낮은 점수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솔직히 20대 교사들과 50대 교사들의 수업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 옳은 방법인지는 가려내기 어렵다.

칠판에 판서를 하고 학생들이 노트에 옮겨쓰는 수업도 있고, 꼭 필요한 것만 판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에 거의 모든 것을 의존해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이 쓰고 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고, 기자재를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을 것이다.

이웃 일본에 갔을때 수업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활용하던 수업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칠판에 판서를 많이하고 학생들이 그것을 따라 쓰면서 하는 수업이었다. 그들은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따라 쓰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의 우리나라 현실은 판서를 많이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그것을 함께 쓰면서 공부하는 것은 구시대의 낡은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방법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 효과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수업은 화려하고 보기좋을 수는 있어도 학생들의 집중이 잘 안 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교사가 많은 자료를 준비해도 학생들의 호응도가 낮다면 수업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시청각교재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도리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시청각교재를 많이 사용하는 교사들은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필자도 시청각자료를 많이 활용한다. 물론 컴퓨터를 이용한다. 그러나 사용할 때마다 이런 방법이 최선의 방법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해소하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기자재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편이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결국은 필자의 생각일 뿐 실제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의 생각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수업방법에서의 정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동료평가가 높게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다. 자신과 다른 방법을 활용하지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온정주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도움을 주는 것이 동료평가의 목적이다. 따라서 완벽한 수업에 대한 답이 없는 상황에서 동료들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른 평가에 비해 점수가 높게 나오는 이유다. 수업에서만큼은 교사들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평가결과만을 놓고 온정주의 운운하면서 동료평가를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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