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폭염과 폭우가 유난히 사람들을 괴롭힌다. 기상이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폭염과 폭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온난화는 지금까지 정확한 지식으로 받아들였던 일반 상식들을 깨트리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여름철새인 백로와 왜가리가 한겨울 하천에서 먹이를 찾고, 망고와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이 우리나라에서 재배된다. 교과서에 써있는 대로 달달 외웠던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보성의 녹차 등 농산물 특산지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날도 멀지 않다.
각종 보도 자료에 의하면 제주의 한라봉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 전남 보성의 녹차는 강원도 고성, 경북 경산의 복숭아는 강원도 춘천, 전남 나주의 배는 경기도 안성과 연천, 충남 아산의 쌀보리는 인천 강화도로 재배지역이 북상했다.
대구의 사과는 충주, 제천을 거쳐 강원도 영월과 양구로 재배지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이 사과나무가 얼어 죽는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며 생긴 현상이다. 이제는 담양의 대나무가 충청과 경기지역, 남부지방의 정원수였던 배롱나무(목백일홍)가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수가 되었다.
육지뿐 아니라 바다의 생태계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항에 가면 집어 등을 매단 오징어잡이 배가 많다. ‘울릉도’하면 오징어가 떠오를 만큼 동해에서만 잡히는 줄 알았던 오징어가 서해와 남해에서도 잡힌다. 겨울철 한반도 연근해의 수온이 상승하며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자취를 감추고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가 풍어를 이루는가 하면 초대형 가오리 등 아열대어종이 한반도 연근해에 출현한다.
기상청 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이 2009년 9월 ‘기후변화’ 주제발표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71~2100년 우리나라는 서해안 지역과 동해안 중부지역까지 아열대 기후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지구온난화로 사과나무와 소나무가 사라지는 현실이 우리에게 직면한다.
기상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편하게 산다. 기상청의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물론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킨 주범이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껴야 해결책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