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스마트폰보다 책을…

2010.09.07 11:11:00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인터넷 보급률이 2000년 49.8%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는 가구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보급률은 80.6%(2007년 기준)로 세계 최초로 가구 인터넷 보급률 80%를 돌파했다. 이는 10가구 중 8가구 이상에서 인터넷이 설치돼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경이적인 인터넷 보급률은 아파트 문화 발달로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하기가 다른 나라보다 쉬운데다 이용 요금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높은 교육열과 신기술 수용에 적극적인 국민성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컴퓨터 이용 통계는 우리나라가 IT 선진국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인터넷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인지도도 높고 국가경쟁력도 강해져 세계의 여러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강국은 한편으로는 우리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고 있어 걱정스럽다. 가장 먼저 아이들이 지나치게 컴퓨터를 하면서 책을 멀리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책은 꼭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모두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은 세종대왕, 박제가, 정약용 등은 모두 독서광이었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은 전장에서도 책을 들었고, 미국의 대통령 링컨도 책을 즐겨 읽었다. 에디슨은 학교에 가지 않은 대신에 책을 읽었고, 헬렌 켈러는 책 읽기로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며 장애를 극복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컴퓨터 전문가 안철수도 자신이 뛰어난 재주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먼저 어떤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책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대부호 빌 게이츠도 자신의 오늘날 업적은 동네 도서관이 만들었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결국 오늘날까지 후세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는 위인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 읽기를 통해 얻은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업적을 남겼다.

나의 경험을 저 위인들과 비교하기에는 초라하지만, 오늘날 나의 건강한 모습도 책이 키웠다. 어릴 때부터 책에 빠졌다. 어린 시절 가난할 때도 책으로 허기를 채웠다. 사춘기 때 책이 있어서 나를 지탱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도 책은 스승이었다. 유신의 붕괴, 5공화국의 탄생으로 대학은 오랫동안 휴교에 들어갔다. 그때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책으로 버텼다. 내가 지금 그나마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문단의 말석에 앉아서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었던 덕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선택하려는 순간부터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우리의 삶은 내 의지대로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책은 내 의지에 의해서 주체적 선택을 하는 쾌감이 있다. 책은 선택하는 순간부터 나의 즐거움이 채워진다. 혹자는 세속적인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기도 하지만 책은 읽기 자체에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

책은 지식이 담겨 있고, 미래 삶의 모습이 있다. 책에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계가 있고, 인간 세상을 널리 유익하게 하는 지혜가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맑은 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내용의 단순한 지식의 수용이 아니라 독자가 적극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로 그것은 사회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는 문화적 행위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민족 문화의 유산을 물려받아 활용하는 것이며, 현재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문화적 사고와 가치 체계 그리고 그 소통 양식을 실천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주변은 과거와 달리 책이 많다. 직접 사지 않고도 학교와 주변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빌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 흔한 것에 비해 책 읽는 환경은 열악하다. 텔레비전이 방해를 하고 인터넷도 책 읽기를 심각하게 방해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독서를 할 수가 없다.

독서가 공부를 방해한다는 생각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21세기 리더는 책을 많이 읽어서 대중을 감화시키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책을 읽히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은 내 자녀의 삶에 미래 성공의 주춧돌을 남기는 것이다. 내 자식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깊이 인식하는 진지한 인간으로 길러져 사회로 배출되기를 바란다면, 책을 읽게 해야 한다. 내 자녀를 사랑한다면 값비싼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사주라. 책을 읽는 습관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값있는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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