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사교육과 내신등급 상관관계'

2010.09.27 12:56:00

현 정부들어 사교육을 잡겠다고 방과후 학교등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고 도리어 늘었다고 한다. 이것이 국회의원의 조사자료이긴 하지만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로 매우 충격적이다. 여기에 사교육을 많이 받을 수로록 내신 등급이 올라갈 확률이 높다는 논문발표는 더욱더 충격적이다. 사교육을 안받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연구이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공교육과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모든 것이 극복될 것으로 생각 했었는데 이 연구결과로 인해 가치관이 혼란스러워졌다.

한편 생각하면 학교교육과 사교육을 동시에 받으면 그만큼 학습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올라갈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단순히 학습시간이 길다고 내신성적이 올라간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를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정말로 헷갈린다. 다만 확실한 것은 논문이기 때문에 이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이 위안이 될 뿐이다. 연구자도 연구주제의 특성상 통계모형에서 도출된 수치의 정확성에는 일정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는 한다.


사교육을 잡겠다는 의지가 워낙에 강했지만 결국은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학원등의 교습소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사교육을 많이 받으면 내신성적이 오른다는 매우 단순한 진리가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을 붙잡아 두고 방과후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 조차 사교육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인가 의구심이 앞선다.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할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진단을 내려야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타난 결과만을 가지고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연구결과로 인해 그동안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던 학부모들도 사교육쪽으로 마음이 끌릴 것이 분명하다. 공교육을 더욱더 신뢰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내신 등급이 사교육을 받으면 올라간다고 하는데 여기에 마음이 끌리지 않을 학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매우 궁금하다. 당국에서는 사교육이 줄었다고 발표를 했지만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교육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이 분명히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욱더 효과가 높은 곳이 사교육이라는 것에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결국 사교육을 잡기 위한 노력의 방향이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방과후 학교에 올인했지만 이 역시 대폭적인 사교육비경감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문제가 꼬이면 결국은 처음부터 다시 검토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교육비 경감방안을 처음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교육의 활성화가 될 것이다.

공교육의 활성화란 교육여건을 개선하여 사교육에 훨씬 더 앞서가는 학교교육을 시키자는 이야기이다. 학교가 학원등의 사교육기관에 밀리는 인상을 주는 이유는 교사들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교육여건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능한 교사들을 선발하여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처방도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사교육기관이 늘어나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일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사교육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대책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사교육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교사들의 질을 원래상태로 돌려 놓을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수의 감축, 법정정원확보 등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급당 30명 이상을 놓고 가르치는 학교와 15명 내 외의 학생들을 놓고 가르치는 학원과는 당초부터 경쟁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공교육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낸 성과는 도리어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것일수도 있다. 교육당국의 철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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