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전문강사 늘리고 원어민 줄여야!

2010.10.02 15:50:00

바로 어제 우리 학교에 교육과학기술부 영어교육강화팀 행정사무관 두 분이 왔다.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수행을 하였다. 영어회화 전문강사 수업을 참관하고 일선 학교 영어 교육에 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우리 학교 담당 이소연 강사는 1학년 영어에 흥미를 못 느끼고 수업 시간에 소외될 뿐 아니라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 15명을 모아 180도로 바꾸어 놓았다. 1학기 때에도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로 참가하고 있다. 수업의 방관자가 아니라 주인공으로 적극 활동하고 있다.

그 요인을 분석해보니 수업이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다. 수준에 맞게 지도하니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또 교사 일방지시형에 아니라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니 수업이 재미가 있다. 시청각 자료를 비롯해 자료 활용도 활발하다.

오늘 수업도 마찬가지다. 수업 시간 다양한 학습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학생들이 나와 교사가 지적하는 직업에 대한 그림을 그리면 학생들이 그 직업을 영어로 맞추는 것이다. 모둠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의 상호작용도 활발하다. 모둠별 발표내용에 따라 점수를 주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노래를 들려 주며 빈 칸 넣기도 한다. 수업 시간에 음악이 들어가면 사뭇 분위기가 살아난다. 음악도 즐기면서 영어 듣기와 쓰기를 동시에 익히는 것이다. 학생들도 교사를 따르고 있다. 수준별 이동 수업 시간이면 학생들이 미리 와서 교사를 기다릴 정도다.




우리 학교에는 원어민도 한 명 있다. 그런데 이 원어민은 정규 교사와 협동수업에 투입이 된다. 이 원어민과 대화를 자주 하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 소수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다. 다른 학교의 경우를 보면 원어민의 불성실한 근무와 수업으로 애를 많이 먹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원어민은 발음은 좋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지만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 교사 자격증이 없는 경우에는 교육 전개 방법을 모른다. 수업 시간 학생을 장악하지 못한다. 교사 따로 학생 따로 움직이니 수업이 겉도는 것이다. 학교에서 숙소까지 마련해 주니 원어민 관련 지출 비용은 보수 포함 영어회화 강사의 두 배에 달한다.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은 말한다.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느니 그 돈으로 영어회화 강사 두 명을 채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따라서 교과부의 영어 강화 정책은 원어민은 즐이고 영어회화 강사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도교육청이 채용하는 영어회화 강사의 경우, 30% 정도는 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도교육청은 영어회화 강사 발령 전 직무연수를 강화하여 최소 이상의 영어회화 수업을 전개할 수준을 만들어 놓으면 된다. 수준이 낮고 불성실한 강사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고만 낭비한다. 학교 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영어회화 강사를 교육청에서 발령을 냈지만 앞으로는 학교장에게 위임할 예정이라 한다. 이에 대한 교장의 입장은 학교에 전적 위임보다는 도교육청 인적 풀 영어회화 강사 자원 중에서 유자격자를 학교에서 골라서 채용하는 방식을 원한다.

우리 학교 영어회화 강사는 1, 2학년 수준별 영어수업 중 하급반을 맡아 학생들이 영어에 흥미를 갖고 능동적,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업의 밀도가 높다. 교장과 교감, 동교과 선생님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영어회화 강사가 이렇게 잘 적응하도록 도와준 주위 선생님들 노력에 감사를 드린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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