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일선 고등학교에 진로진학상담을 전담할 교사들이 배치된다고 한다. 우선 내년에 1000명을 배치하고 연차적으로 모든 고등학교에 이들 교사를 배치 한다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이자 학부모인 필자는 이 계획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계획대로 진행되어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길 기대해 본다.
날이 갈수록 상급학교 진학방법이 다양화되고 있다. 고등학교만 하더라도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 마이스터고 등 쉽게 헤아리기 어려운 학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학교에 대한 입시요강을 훤히 꿰뚫어야 하는 것이 중3 담임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한 형태의 학교만 제대로 알고 있다고 진학지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나머지 학교에 대한 정보와 선발방법 등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진학지도가 가능한 것이다.
중학교도 이런데 고등학교는 오죽할까 싶다. 보통 일선 고등학교에는 각 대학의 특성과 선발방법을 어느정도 꿰뚫는 교사들이 학교마다 한 두명씩은 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이들 교사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에 대학진학방법이 다양하다보니 모든 교사들이 이런 상황을 모두 꿰뚫는 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상황이 이러니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이 있으면 정확한 분석없이 그대로 진학을 권하는 정도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진학지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교사들은 나름대로 진학지도를 열심히 하지만 체계적인 지도가 아쉽다는 것이 교사들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진학을 진로와 연계시켜서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 전문가를 교사들이 대신할 수 있도록 연수를 받아 배치하도록 했다는 소식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물론 2009개정교육과정 시행으로 남아돌 수 있는 잉여교사를 활용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았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의구심 이전에 학생들의 진학진로상담을 제대로 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배치된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담임교사들의 복잡한 업무를 경감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된 진학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되는 신입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지원을 해야 하지만 각 대학들의 인재상과 선발의도를 꿰뚫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고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다양한 경험과 분석을 통해 학생들이 어느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보고 결정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기도 어려운 것이 현재의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단기간의 연수를 통해 이들 교사를 배치하고 향후에는 교육대학원 등에 교육을 위탁하여 질높은 진학진로 상담교사를 육성하겠다고 한다. 몇년이 지나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명확히 꿰뚫을 수 있는 전문가의 출현으로 고등학교교육이 다시한번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