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님, 그렇게 바쁘십니까?

2010.10.27 08:02:00

사실상 국정감사가 끝나가고 있다. 그렇게 많던 국정감사자료 요구도 훨씬 줄어 들었다. 숨좀 돌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자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감자료 만큼이야 공문이 오지 않겠지만 행정사무감사자료도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감사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니 당연히 제출해야 한다.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자료요구가 국감자료와 비슷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종류의 공문들이 2-3회에 걸쳐서 오기도 한다. 요구하는 곳이 서로 다르긴 해도 자료 자체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공문은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다. 이미 보고한 자료이기에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왜 같은 자료를 계속해서 요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미 보고한 자료이기에 교육청에 그 자료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문으로 내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자료들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선학교에 공문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공문으로 시행한 자료를 쉽게 정리하도록 미리 집계방법을 정한 후 자료를 모으기 때문에 통계처리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수도 있다. 항목이 많고 복잡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통계를 내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기존의 자료를 정리하여 자료를 확보하는 것과 새로이 자료를 받아서 정리하는 것 사이에서 시간적으로나 학교사정으로나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가에 대한 것이다. 기존자료를 정리하는 시간이 공문으로 보내서 다시받는 시간보다 더 길지는 않을 것이다. 각 학교에 공문을 시행해서 회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 공문을 수합하여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면 그리 효율적인 방법은 아닌듯 싶다.

제때에 공문을 보내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연락을 해야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기존자료를 정리하는 것보다 도리어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다. 기존에 보고받은 자료를 정리한다면 일선학교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수업에 쫓기면서 공문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청의 담당 장학사들이 조금만 더 신경쓴다면 훨씬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교사들이 공문서를 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꼭 필요한 자료요구가 아님에도 일선학교에 공문을 시행해서 수합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교육청 내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자료의 정확성을 기한다는 것에는 이해가 가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자료마저도 다시 수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업무가 바쁘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겠지만 교육청의 장학사들도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업무처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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