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교육을 마치면서
11월 한달 동안 컴퓨터 교육을 받기로 하고 신청을 하여 다행히 등록이 되었다. 공공기관에서 무료로하는 교육이지만 내가 컴퓨터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므로 워드는 그럭저럭 익혀서 한다지만 엑셀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이용했으면 싶지만 도무지 문외한이니 알수가 없어서 이용이 불가능하였다. 만약에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면 아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워드로 작성된 문서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작업을 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엑셀을 좀 배워서 편하게 이용을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번 강좌를 듣게 되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무용프로그램으로 이것을 이용하면 여간 편리하고 대형 자료를 쉽게 분석하거나 자료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열성적으로 참여하려고 마음 먹었건만 한 시간은 빼먹고 말았다. 다른 일이 겹쳐서 부득이한 사정이었다.
엑셀을 강의 듣는 중에 프린트물이 아주 충실하여서 잘만 연습을 하면 충분히 이용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강의를 하시는 분이 너무 사두르는 통에 따라 갈수가 없다. 흔히 가르치는 사람이 저지르는 오류인데, 역시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부지런히 따라 해보았지만, 가끔은 엉뚱한 기호를 눌러서 엉뚱한 계산이나 표시가 나타나곤 하였다. 이럴 때에 차근차근 하나하나 표시를 찾아가는 방법부터 익혀주었더라면 충분히 익힐 수 있었을 것이다.
흔히 가르치는 사람이 일으키는 오류란 바로 배우는 사람이 자기처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가정>을 가지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낯선 고장에 가서 전화로 지금 어디인데 어떻게 찾아가야 하느냐고 길을 물으면 가르쳐 주는 사람은 이 동네를 잘 아는 자기 기준으로 길을 가르쳐 준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으면 (왼쪽으로) 소방서 방향으로 (약 50m 쯤 내려)오면 상일 상회가 나오는데 (그 상회를 끼고 골목길로) 세집 건너 파란 대문집이니까 그리로 오시오”
여기에서 ( ) 속의 말을 빼고 가르쳐 주기 쉽다. 그러면 이 동네를 잘 아는 자신이야 당연히 소방서는 어디 있고 상일 상회는 어디에 있는지 아니까 그냥 찾을 수가 있지만, 낯선 동네에 온 친구는
0 (어느 방향에 소방서가 있는지?)
0 (얼마쯤 거리에 일상상회가 있는지?)
0 (일상상회에서 어디로 가야 파란대문집이 나오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가르치는 사람이 잘 가르치는지 잘 못 가르치는지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지어 교사들까지도 이런 오류를 범하기 쉽다. 모르니까 배우러 왔고, 학생이고, 묻는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친절하게 조목조목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으니까 다 알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도 몰라?” “알겠지?”만 외친다면 배우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고역일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디에서나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좀더 배우는 사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아니 좀더 세밀하게 가르쳐 주는 법을 잘 알고 가르치고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세삼스럽게 느꼈다.
선생님이야 무슨 기호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겠지만, 배우는 입장에서야 어디에 있는지 찾다보면 선생님은 이미 눌러서 다음 작업을 하고 있으니 하나 놓치면 그만이고 다음을 따라 갈 수가 없어지고 만다. 이런 경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슨 기호는 어디에 있으니 찾아보세요, 찾으셨으면 눌러서 다음 “00000을 찾아 눌러주세요” 식으로 가르쳐 주셨더라면 좀더 충분하게 익힐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이 많았다.
열심히 가르쳐 주셨지만, 잘 아는 사람도 있지만 부진아도 있고 처음 접하는 사람이야 당연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나도 교직에서 40여년 동안 저렇게 오류를 범하면서 살았겠지 싶어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