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없는 2010년, 소통이 통하는 2011년

2010.12.29 10:26:00

사실 따지고 보면 체벌금지 논란부터 무상급식 논란까지 논란의 중심은 소통의 부재였다. 교육현장에서는 서로의 의견조율없이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소통이 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상대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면 소통의 부재라는 이야기 까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의견을 소중히 받아들일 때만이 소통의 문제는 쉽게 풀리게 되는 것이다.

2010년의 교육계 화두는 당연히 진보진영 교육감들의 대거 등장이었다. 교육정책이 일정부분 변할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이렇게 급격히 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육현장의 갑작스런 변화는 곧 학생들의 변화를 담보해야 했기에 큰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어쩌면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교실의 붕괴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상급식을 두고 연일 반복되는 논란에 끼어들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가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 이려우니 책임을 전가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책임전가는 곧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교사의 한사람으로 그럴 마음은 전혀없다. 다만 이런 여러가지 사태를 접하면서 소통의 부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교육은 결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학생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와 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이 앞으로의 진행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으로 돌아올 것인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정책의 실현을 위한 가치관의 논란속에서 학생들 역시 편할리 없다. 학생들의 가치관 역시 혼란을 겪을 것이다. 일반인들 마저도 체벌이 금지되어야 하는 이유와 무상급식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의 가치관이 분명해 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교육이 될리 없다. 교육현장 이상으로 소통이 중요한 것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과정일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당성이 검증될 수 있다면 그 논리는 논리 자체가 충분히 받아들여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개혁, 교육혁신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좀더 범위를 축소하면 학교혁신, 학교개혁이라는 용어로 압축된다. 혁신, 개혁이라는 용어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원래의 의미 자체를 따지기 이전에 학교에서의 교육혁신, 교육개혁이 타당한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단기간에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생산성과는 거리가 있다. 시간이 흘러야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학교에서의 개혁과 혁신은 현재의 상황보다 훨씬더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로 마무리 된다면 다행스럽지만 부정적인 변화로 마무리 된다면 그 시대에 학교를 다닌 수많은 학생들은 피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부정적 변화와 긍정적 변화가 50:50이라면 과연 모험을 걸고 개혁을 시도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충격적인 개혁을 피해갈 것인가를 깊이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을 보면서 어쩌면 개혁을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여타의 분야에서는 환영받을 수 있는 것이 개혁, 혁신이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타당한 용어가 아니다. 지속적인 '개선'이라는 용어가 좀더 타당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급작스런 개혁과 혁신이 소통의 부재를 가져오는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나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시대에 소통이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만큼 소통은 어떤 정책을 추진하던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2010년의 교육이 소통의 부재로 이어졌다면 2011년의 교육은 소통이 통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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