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간 항아리’ 이야기의 교훈

2011.01.08 13:18:00

어느 시골노인에게 큰 항아리 두 개가 있었는데 그는 그것을 어깨 위 대나무 양끝에 매달아 물을 길어왔습니다. 한 항아리는 온전했지만, 다른 하나는 금이 간 항아리였습니다. 그 노인은 늘 물을 두 항아리에 가득 담았으나 집에까지 걸어오는 동안에 금이 간 항아리는 물이 새서 반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2년 동안 매일 같이 이런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항상 집에 와보면 물은 한 항아리 반 만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온전한 항아리는 물이 새지 않으니 주인 앞에서 의기양양했습니다. 금이 간 항아리는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깨진 항아리는 해야 할 자기 몫의 반 밖에 할 수 없었으니 열등의식이 생겼습니다.


만 2년이 지난 후, 패배자로 느껴진 금이 간 항아리는 어느 날 노인에게 자신의 비참한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저는 금이 가서 새다 보니 집에 도착하면 늘 물이 반 항아리밖에 남지 않습니다.” 라고.

노인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네가 오는 길옆에는 꽃이 있고, 다른 쪽에는 꽃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느냐? 네가 금이 간 것을 일찍이 내가 알았기 때문에 네 쪽에는 길가에 꽃씨를 뿌려두었단다. 그리고 너는 집에 오는 동안에 늘 물을 주면서 왔단 말이다. 2년 동안 나는 그 꽃을 따서 집안을 아름답게 장식해왔다는 것을 기억하렴. 네가 금이 가지 않았더라면 이 집안을 아름답게 장식할 꽃을 아마도 내가 재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얼마 전 ‘학교 상담 활성화를 위한 학교 CEO 연수’(주관 :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거점형 Wee센터)에서 특강 강사로부터 감명 깊게 들은 이야기다. 교사 시절 상담교사 자격연수를 받으면서 사람, 인생,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어 자아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었는데 이번 연수도 짧은 이야기 속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 이야기를 교육에 적용시켜 본다. 혹시 우리는 공부 잘하고 똑똑한 학생만을 좋아하고 예뻐하지 않았나 반성을 해본다. 선생님의 기대 수준에 따라오지 못하는 조금 부족한 학생, 공부 못하는 학생을 속으로 미워하고 소외시키지는 않았나를 스스로 반성을 해 보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세상은 온전한 사람보다 조금 부족한 사람들이 더 많다. 아니 신처럼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사람을 원한다. 또 그렇게 되라고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을 멀리 한다. 본인 스스로도 온전하지 못하면서.

이야기 속에 나오는 노인은 현명하고 지혜롭다. 우선 금이 간 항아리를 진작 알고 있었으면서 깨뜨리거나 내다버리지 않았다. 금이 간 항아리의 약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장점으로 활용하였다. 금이 간 항아리를 원망하거나 비난하지도 않았다.

금이 간 항아리 자체를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고 나아가 그 자체를 존중하고 선용한 것이다. 물을 길어오기에는 부족하지만 길가 한 쪽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뜨리면서 땅을 적시는 것은 온전한 항아리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금이 간 항아리가 물뿌리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 한쪽에 꽃씨를 뿌리고 가꾼 꽃을 집안 장식에 쓰는 노인의 혜안이 부럽기만 한 것이다.

조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약점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장점이 된다. 그 장점을 조직에 공헌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고집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과 점점 멀어지게 마련이다. 약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약점을 약점으로 보지 않고 장점으로 보는 눈이 중요한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상대방의 약점을 장점으로 살려 줄 때 우리 사회는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가 된다. 그것이 선진복지사회다.

선생님들이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존경 받을 때 교육력은 살아난다. 그러려면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보는 눈부터 바꾸어야 한다. 말썽쟁이, 불량학생, 문제아 학생들에게도 장점은 있다. 다만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뿐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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