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중, 고등학교의 내신성적이 절대평가제로 환원된다. 2004년까지 이어졌던 절대평가제가 성적부풀리기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대평가를 도입하였으나 학생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절대평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돌아갔으나 성적부풀리기나 대학입시에서의 고교등급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절대평가제를 도입한 것에는 찬성입장이다. 물론 절대평가로 인한 문제가 대책없이 커지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에서의 찬성이다. 절대평가 도입으로 성적부풀리기 등이 또다시 나타난다면 제도 자체가 실패하게 될 것이고 논란이 커질 것이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고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준비가 철저히 되어야 한다. 친구를 끌어내려야 내가 올라가는 비현실적인 상대평가는 사라져야 옳다. 인위적인 경쟁유발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일선교사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2004년도와는 여러가지 여건이 달라졌고 정보공시등을 통해 학교마다 성취수준과 그 비율이 공개되고 있다. 그 비율만 봐도 성적부풀리기의 문제를 쉽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험문제를 쉽게 출제하여 변별력 없이 모든 학생들의 등급을 높이는 식의 성적부풀리기는 교사들의 인식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절대평가 도입에 앞서 교사연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성적문제와 직결되는 평가방법의 변화는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급학교 입시에서 성적문제가 절대적이라고 볼때 일선학교 교사들의 인식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의 인식변화가 있기 전에는 절대평가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모든 교사들의 공통된 마음이지만 평가문제 만큼은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연수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한가지, 특목고 진학에만 매달리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내신에서 불리함을 겪었던 특목고 학생들의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인 내신불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특목고에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또다른 사교육열풍이 불어닥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목고에서 자기주도적학습전형을 꾸준히 확대하여 사교육을 받으면 도리어 더 불리해 지도록 해야 한다. 사교육 없이 순수하게 자기주도적학습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특목고 정책도 더 변해야 한다. 학생들이 특목고를 가기위해 다양한 학습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대된다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앞으로 절대평가의 도입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따라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또다시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절대평가로 인한 문제점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평가방법을 두고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피해학생들을 양산할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