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시범운영, 불명확한 업무와 위치, 지원자 감소, 잠자는 관련법'.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의 현주소이다. 벌써 시범운영만 4년째다. 아직도 법제화는 멀게만 느껴진다.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기위해 수업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을 선발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한 제도가 수석교사제다. 이런 수석교사제가 법제화 미비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범운영이 길어지면서 수석교사제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수석교사의 명확한 지위와 위치가 정립되지 않은 탓이다. 시범운영만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자리만 잡으면 매우 효과적인 제도임에도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당국과 국회의 무관심이다. 법제화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하루빨리 법안이 통과되어야만 수석교사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
현재 수석교사들은 업무가중에 시달리고 있다. 수업장학, 현장연구,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보급, 교내 연수 주도, 신임교사 지도 등의 역할이 수석교사가 해야 할 일들이다. 단순히 나열해 놓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어느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그래도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이 바로 수석교사인 것이다.
신임교사 지도만 하더라도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된 교사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초임 때 누구에게 어떻게 배우느냐는 해당교사가 어떻게 교직생활을 해 나가야 할 것인가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전문성을 갖춘 수석교사들이 필요한 이유이다. 수업장학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도 수업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업장학은 교사들의 수업을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수업을 보는 시간은 어쩌면 수업을 하는 시간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보고 수업내용을 분석하고 평가한 후 피드백까지 완료해야 수업장학이 끝난다.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닐 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리는 일이다.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평가방법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교내연수를 주도하는 일 역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수석교사제가 계속해서 답보상태로 가는 데에는 관리자들의 문제도 있다. 수석교사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수석교사가 왜 껄끄러운 상대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학교교육에서 수석교사의 역할 정립만 제대로 된다면 학교교육 자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이렇게 지지부진하다가는 시범운영 10년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말이 시범운영이지 현재의 4년도 너무 길게 느껴진다. 학교현장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볍제화를 마무리해야 한다. 법제화가 된 후에 모든 문제를 풀어야 옳다. 정책당국과 국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0년을 끌 것인가. 법제화를 하여 제자리를 잡게 할 것인가 하루빨리 판단해 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