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혹시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의 공통의 걱정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초등하교 저학년까지는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린이들의 성장 특성 상 4학년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나름대로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갱'이라는 자신들만의 조직을 가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4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에게서 왕따의 징조를 쉽게 알아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이것은 부모님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주 쉽게 알아 낼 수 있는 간단한 일이다.
왕따의 전조 현상은 자녀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일단은 전에 보이지 않았던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첫 번째 징조일 것이다. 갑자기 말수가 줄었다, 친구들을 데려 오는 일이 없어졌다. 혼자 있고 싶어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다가 외톨이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바로 자녀에게 왕따라는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했다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또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좋아하는 친구보다는 싫어하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다. 다시 말해서 '좋아하는 친구' '싫어하는 친구'가 되었다면 이제 점점 다른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좋아하는 친구가 거의 없으면서 싫어하는 친구만 늘어서 차가 아주 커졌을 때, 댁의 자녀는 점점 '왕따'를 당하는 쪽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판단을 하여도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쉽게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 것이 문제다. 그 이유는 자녀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에게 걱정거리가 생기기 전에 평상시에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변화를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 주어야 한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다가 만약에 자녀에게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곧 상담을 해주고 만약 아이가 힘들어 할 정도라면, 꼭 담임 선생님과 의논을 하고 상담을 해보아야 한다. 아무리 부모님이 관심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대부분의 시간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은 바로 담임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이번 졸업을 하는 아이들 중에서 이런 여자 어린이가 있었지만, 학교에서 먼저 발견을 하고 가정에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지만, 가정에서는 오히려 학교에서 담임이 자기 자녀를 미워한다고 생각을 해서 불평을 이야기하고, 학교에서 요청한 협조사항을 전혀 받아 들이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담임은 물론 교장까지 나서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반성문도 받고 상담도 하여 보았고, 중국집에 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주면서 상담을 해주기까지 하였지만, 그 아이는 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매일 집에서는 학교에 간다고 나서서는 학교에 오지 않았고, 학교에서 결석 사실을 어머니께 연락을 취했지만, 며칠 동안 내내 이렇게 집에서 나간 아이를 찾지 못하였다. 결국 이러는 사이에 방학이 되어 버렸고, 학교에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어졌다.
방학이 끝날 무렵 담임이 찾아본 아이는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는 있었지만, 날마다 죽을둥 살둥 모르고 함께 몰려다니던 친구들과는 이미 등을 돌리고 외톨이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 졸업을 하고, 중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친구들이 대부분 서로 다른 학교로 배정을 받게 되어서 큰 걱정거리는 없겠지 생각하면서 진학을 시키고 말았다.
자녀의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는 우선 부모님의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