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도 지키고, 우리말도 지켜야

2011.03.16 09:09:00

일본에서 지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참사 소식에 깊은 애도를 보내며 하루 빨리 안정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본이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지 모르지만 독도 문제는 우리와 관련된 것이니 언급을 하고자 한다.

최근 교과부가 ‘독도 교육과정’을 전국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에 전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교육과정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독도 관련 교육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독도 교육과정은 정부가 직접 개발해 전국 단위학교에 보급한 것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초·중·고 단계에서 배워야 할 독도 관련 내용을 교육목적, 목표, 학습내용 등으로 세분화해 제시해놓은 것이다.

교육과정에 의하면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독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고, 중학교에서는 독도가 역사·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근거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할 것을 제시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대해서는 독도 수호 활동 현황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직접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해놓았다.

교과부는 일선 학교가 정규수업(도덕·사회) 시간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특별 계기수업을 이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내용을 글짓기·퀴즈대회 등의 참고자료나 학교장 훈화 주제로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경북도교육청도 학생들이 독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독도를 수호할 의지를 키우도록 하기 위해 새 사업을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지킴이’ 동아리 100팀을 공모한다고 한다.

독도 지킴이 동아리는 반크(VANK)의 사이버 독도사관학교 입학을 통한 독도 바로 알기, 독도 관련 방송·신문 자료 수집·정리하기, 미니홈피·카페·블로그에 홍보하기,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를 언론에서 기사화하면서 우리말 표기를 엉터리로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 초·중·고생, 독도야! 우리가 지켜줄께’라는 표제어를 쓰고 있다. 독도를 지켜야겠다는 의지 표현과 초·중·고생의 역할을 정확히 표현한 제목이지만, 이 표제어는 우리말 표기가 잘못되었다. 더욱 이 내용을 보도하는 모든 언론 매체가 똑같이 틀리고 있다. 아마도 주최 측에서 보도 자료를 틀리게 내고, 나머지 언론사들도 틀린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쓴 탓이라고 짐작된다.

‘지켜줄게’라고 표기하는 이유는 한글맞춤법 제53항에 ‘-(으)ㄹ걸/-(으)ㄹ게/-(으)ㄹ세/(으)ㄹ지……’과 같은 어미는 예사소리로 적는다는 규정에 근거한 것이다(내일 또 올게/조금만 쉴게/그래, 지금 곧 갈게/내가 해 줄게). 이는 된소리로 나더라도 예사소리로 적어야 한다.

독도는 우리 영토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신라 시대 문헌부터 우리 문헌에 나타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독도는 울릉도에서 육안으로 보인다. 현재 독도는 영유권이 우리에게 있으며, 대한민국 국가 설립 이후 계속해서 실질적으로 관리, 지배하고 있는 명백한 우리 영토다.

그런데 일본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일본 극우파는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지칭하면서 억지를 쓰고 있다. 2005년 1월 14일, 시마네 현 의원들은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잊을 만하면 ‘독도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섬에 속한다’며 분쟁을 야기하곤 했다. 지금 일본이 정신이 없는 상태지만, 보도에 의하면 이번 달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서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들어 있다.

그동안 독도로 인한 일본과의 마찰이 있을 때, 우리는 그때마다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격분하여 일본 대사관 앞에서 거칠게 시위를 하고 삭발을 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에 직접 항의 방문을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이 국제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한다. 국제법상 항의의 주체는 국가 또는 국제조직만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주권을 찾고 영토를 지킬 책임은 정부에 있다. 하지만 국민도 국제 정세를 인지하고 시민운동 등을 통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도 교육과정은 한층 발전된 국민교육 자료가 될 것이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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