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 진달래꽃에 취하다

2011.04.26 09:21:00

강화도 진달래꽃과의 만남은 부지런함을 전제로 한다. 일요일 6시 30분. 전화벨 울림과 동시에 기상이다. 한창 만개해 절정을 이루고 있을 고려산(436m) 진달래꽃을 만나러 떠나야 한다. 연인원 30만명이 고려산을 찾는다는데 나도 이 일원이 되는 것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2011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가 오는 30일까지 고려산 일원과 고인돌 광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고려산에 오르려면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방면으로 가야 하지만 우리 일행은 상춘객 인파를 피하기 위해 하점면 삼거 1리 소동마을에서 출발하는 산책로를 택하였다. 

9시 30분. 산행 시작이다. 처음 가는 등산로지만 오솔길이라 한적하고 계단이 없어 무릎 관절을 보호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람이 적어 흙먼지가 흩날리지 않아서 건강에 좋다. 딱따구리가 나무에 구멍을 뚫는 소리가 들린다.

신기슭 등산로 주변에 진달래꽃이 여기저기 보인다. 때때로 소나무숲을 지난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진달래꽃 군락이 보인다.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깔리었다. 진달래꽃밭이다. 산 정상 부근을 진달래꽃이 수를 놓았다.

사람마다 카메라 하나씩을 들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카메라가 없는 사람은 휴대폰으로 촬영한다. 8부 능선쯤 올랐을까  싶다. 사진작가인 듯한 분이 진달래꽃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는다.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니 삼각대까지 받쳐 놓는다.

정상의 군락지 가까이 가니 사람들 목소리에 산이 시끄럽다. 산악회 단체 관광객이 떼를 이루고 있다. 진달래꽃을 보며 점심을 먹는다. 그 맛은 어떠할까? 전망대 쪽으로 가니 진달래반 사람반이다. 나무 계단 양쪽의 진달래꽃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나무 밑둥을 보니 대략 30~40년은 된 듯 싶다.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낙조대로 향한다. 가는 중간에 고인돌군을 보았다. 역시 역사가 숨쉬는 강화군이다. 인파가 얼마나 많은지 줄을 서서 가야할 정도다. 얼음과자를 파는 상인들이 외치는 '아이스께끼' 목소리를 오랫만에 들었다.

13시 30분. 이제 하산이다. 올해는 다시 못 볼 진달래꽃 구경이 아쉬워 진달래꽃을 다시금 바라다본다. 보아도 보아도 지치지 않는다. 함께 산행한 동료들 눈빛도 진분홍색으로 바뀌었다. 진달래꽃에 취한 것이다.

하산 후 길상면에 위치한 B교장의 전원주택으로 향하였다. 그는 2006년부터 전원생활을 즐기는 교장이다. 우리를 맞이하려고 점심 웰빙식단을 준비하였다.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내고 쭈꾸미와 야채 샤부샤브, 민들레와 부추, 벌개미취 나물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쭈꾸미를 빼고는 모두 집에서 무농약으로 가꾼 것이다. 

오늘 강화군 고려산 진달래꽃에 흠뻑 취한 산행을 카메라로 스케치해 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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