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함께 모교 방문 어떤가요?

2011.05.04 09:14:00

지난 일요일 초임지 제자 3명이 우리집을 방문하였다. 44살이 된 제자들 손에는 꽃다발과 화분 하나가 들려있다. 그들과 작년 이 맘 때 만났으니 꼭 1년만이다. 찾아 준 그들이 고맙고 반갑기만 하다.

당시 졸업사진 한 장을 꺼내보면서 제자들 얼굴과 이름을 맞추어본다. 어렸을 적 모습이 그대로 있는 제자가 있는가 하면 몰라보게 변한 제자들도 있다. 추억 속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 당시 이야기가 화기애애하게 이어진다. 그들에게 컴퓨터에 있는 1977년 봄소풍 흑백사진을 보여주니 깜짝 놀란다.

못난이 스승을 잊지 않고 찾아 준 그들. 미리 준비한 선물 한 보따리씩을 건네 주었다. 종이 가방 속에는 필자의 교육칼럼집 3권, 수상 기념 타월, 손수건, 카드지갑, 시계가 들어 있다. 책을 꺼내어 저자 사인을 하여 주니 자식에게 자랑하며 가보로 간직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그들과 함께 초임지를 향해 출발한다. 그들에게는 모교다. 그 당시 주소는 용인군 수지면 죽전리. 지금은 학교 주변이 모두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중앙 현관에서는 교가를 합창하였다. 교무실에 가서는 학교 앨범을 보면서 유년시절을 회상하였다. 마치 'TV는 사랑을 싣고'의 한 장면 같다.






교정을 둘러보는데 없어진 나무, 그들이 심었던 나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나무를 설명해 준다. 늘임봉 중앙 기둥은 당시의 기둥이란다. 6학년 교실 한 칸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가장 오래된 시설물이 되었다. 모교에 대한 애정이 넘침을 느낄 수 있었다.

5월엔 기념일이 많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이 있다. 흔히들 5월을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라고 한다. 이번 스승의 날.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바로 스승과 제자의 모교 방문이 그것이다. 5월 적당한 날을 정하여 실천에 옮겨보면 뜻 깊으리라 본다.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 웃음꽃이 핀다. 따뜻하게  대해 주셨던 스승님께 고마움을 표시하고 혹시, 학창시절 서운했던 일이 있으면 훌훌 털어 놓으면 정신 건강에도 좋다. 스승님을 만나는데 특별한 선물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꽃 한송이면 족하다.

스승도 그냥 제자를 맞이하지 않는다. 찾아 준 제자들이 고마워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또 선물이 없으면 어떠랴! 그냥 만남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오후 3시에 우리 아파트에서 만나 모교 방문, 저녁 시간까지 이어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밤 9시가 되었다.

스승 존경 풍토 만들기, 참으로 좋은 일이다.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존경하는 스승께 안부 전화 드리고 찾아뵙는 일은 자식들에게도 본보기가 된다. 갈수록 자식 교육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은 말로 되지 않는다. 부모의 보여주기가 힘을 발휘한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모교 방문은 교권 확립, 교육 바로세우기는 물론 자식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오늘 방문한 제자들, 자식들에게 스승님 자랑거리 한 가지가 늘었으면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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