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방문증,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제언

2011.08.01 11:05:00

학교폭력 대처에 고심해 온 정부가 외부인이 초등학교에 출입할 때 방문증을 발급하는 제도를 올해 안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방문에 출입증을 발급하도록 하자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검토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학교의 특성상 학부모들이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여러가지 번거로운 점이 있을 수 있어 본격적인 논의와 시행이 보류되어 왔었다. 그러나 초등학교내에서 외부인의 출입으로 성폭력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학교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이번의 조치가 반드시 성공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으면 한다.

그러나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은 학교출입을 할 때 방문증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발급하느냐의 문제이다. 적지않은 학교에서 담장을 허물어 놓은 상태다. 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인근주민에게 학교 자체가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수업중에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담장이 없는 학교이기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방문증의 발급은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학교 정문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문에서 근무할 인력과 장소가 필요하다. 수위실이라고 이름지어진 곳이 학교에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많은 학교에서 수위실이 없다. 교문에서 출입증을 발급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공간과 함께 근무할 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학교상황으로 교문에서 출입증을 발급할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방문증 발급업무는 수시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시 대기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인력을 활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학교에 방문증을 발급할 인력을 새로 확보해야 할 것인데 예산문제등 여러가지 여건이 성숙되지 않고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 학교당 1명의 인력을 충원해야 방문증 발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방문증을 발급할 장소문제도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방문 통제와 관련하여 아직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이 부분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법제화 없이 시행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고, 이와 관련된 민원이 제기되면 쉽게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제화야말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선행조건이 아닌가 싶다.

일단은 초등학교에서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중·고교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야간 방과후학교 수업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빨리 전체 학교급에 이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여러가지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있지만 그렇더라도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하겠다.

끝으로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예약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즉, 학교방문이 예정되었을 경우 학교에 사전에 연락하여 대략적인 방문시간과 방문목적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과정이 있어야 학교에서도 그에맞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학교방문증 발급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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