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덕을 지킨다는 것

2011.09.12 22:26:00

필자가 사는 아파트 인근에 있는 일월공원, 저수지 풍광이 좋아 주변 10여 개 아파트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 내지는 건강을 지켜주는 공원이다. 저수지 한 바퀴 도는 거리는 1,900m, 부지런히 돌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산책을 하다보면 애완견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런데 이들의 눈쌀 지푸리게 하는 장면은 목줄이 없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배설물을 비닐봉투에 담아 가정으로 가져간다. 배변봉투를 미리 준비하고 배설물을 얼굴 찡그리지 않고 정성껏 담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맞아, 저 분은 애완견을 기를 수 있는 자격이 있어!'





한 달 전 공원에 현수막 하나가 붙었다. "주인님, 애완견도 공중도덕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세요!" 수원시공원관리사업소에서 붙인 것인데 하단에는 '배설물 방치 과태료 7만원, 목줄 미착용 과태료 5만원'이라고 써 있다. 애완견을 기르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당부인 것이다.

바로 어제 공원을 산책을 하다보니 새로운 시설물이 들어섰다. 바로 '애완견 배변 봉투함'. 봉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주인들에게 봉투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그 하단에는 '당신의 실천이 환경을 지킵니다'라고 씌여져 있고 '애완견과 공원 산책 시 애완견의 배변을 봉투에 담아 수거함에 넣어 주세요'라는 안내문이 있다.

근래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축병원도 보이고 대형마트에는 개사료 코너도 있다. 애완견 가격도 품종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기도 한다. 어느 집은 애완견을 자기 식구처럼 대한다. 그들에게는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다.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 좋은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주인의 의무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나만 좋으면 그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애완견도 주인의 지도를 받아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특히 아파트에서 야간의 개짖는 소리는 민원의 대상이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민원성 전화가 잦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요즘 광고에서도 자격을 논한다. 말할 자격, 운전할 자격, 부모 자격, 선생님 자격, 교육감 자격 등. 애완견도 기를 자격이 있는 사람이 개를 길러야 한다. 주인이 기분 좋을 때만 개를 예뻐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함부로 방치하는 사람은 개를 기를 자격이 없다.

공중도덕을 지킨다는 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공원에서 개똥을 밟아 '아이 재수 없어!'라는 소리가 사라지고 애완견의 배설물을 정성껏 비닐봉투에  담아 봉투를 묶어 수거함에 넣는 장면이 일상화되었으면 한다. 어른의 일거수일투족이 본이 되고 살아있는 교육이 되기에 하는 말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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