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혜
한 제자가 붓다에게 물었다.
"제 안에는 마치 두 마리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 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이길까요?"
붓다는 생각에 잠간 듯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고는 아주 짧은 한 마디를 건넸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긍정적인 부모, 긍정적인 선생님
교직은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거의 모든 가르침이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말끝마다 부정적인 언어를 달고 사는 선생님도 있고 뭐든지 긍정적으로 밝게 보는 선생님도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긍정적인 선생님의 반 아이들은 분명히 뭔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닮아서 그런지 밝고 명랑하다.
반대로 부정적인 언어를 입에 달고 살거나 큰 소리를 잘 지르는 선생님 반의 아이들은 뭔지 모르게 기가 죽어 있고 자신감도 결여되어 있음을 본다. 혹자는 아이들은 그 반 선생님의 성품을 닮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코 틀린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선생님의 말투와 행동이 아이들의 내면에 스며들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정교육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바닷가 학교에서 1학년을 가르칠 때였다.
21명 중에서 반장으로 뽑힌 남학생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인 늘 웃고 다니고 친구들도 많아서 궁금증을 갖게 하는 아이였다. 어느 날인가 1학년 답지 않게 보여주던 배려나 봉사 정신이 기특하여 물어보았다. 그 아인 친구들에게 다정한 말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자기를 건드리거나 힘들게 하는 친구까지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현아, 너는 어쩜 그렇게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거니? 친구를 잘 돕고 예쁜 생각을 참 잘해서 네가 하는 말은 뭐든지 좋아 보여서 그런단다. 누구한테 그런 걸 배웠니?"
"예, 선생님! 저희 어머니께 배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차를 가지고 다니시다가 길을 가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태워 주시기도 하고 동네에서 힘든 사람을 보면 늘 도와드립니다. 화가 났을 때는 조금만 참고 기다리며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고 하신답니다."
"그랬었구나! 정말 훌륭한 어머니 덕분에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구나. 앞으로도 어머니의 가르침을 잘 받들어서 훌륭하게 자라길 바란다. 선생님은 세현이를 가르치는 일이 참 행복하단다. 세현이는 지켜야 할 규칙을 잘 지키고 친구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도 잘 갖추고 있어서 감동한단다."
인생이란 어차피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니 매 순간 밝고 긍정적인 선택을 하며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고 본을 보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태도와 습관을 길러주는 일은 어버이와 선생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교과 공부를 잘하게 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내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긍정 마인드' 로 무장하게 하는 일만 제대로 습관화 되면 인격으로 바뀌어 열매를 맺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필자 역시 부정적인 모임이나 부정적인 언어를 달고 사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편이다. 그것은 내가 그들을 변화시키는 일보다 오히려 내가 가진 긍정적인 힘마저 잃게 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경험으로 얻은 까닭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들끼리의 모임이라 하더라도 그런 사람이 하나만 끼게 되면 전체적인 분위기마저 가라앉게 하는 사람이 꼭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긍정의 힘으로 무장하기
나는 오늘도 내가 뿌리는 언어의 씨앗이 긍정적이기를 바라며 수업에 임하고 학교 업무를 시작하려고 노력한다. 매사를 삐딱하게 해석하거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의 어두운 영향력에 나를 맡기지 않으려면 늘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의 모든 과일의 열매들은 햇빛으로 익는다. 사람도 햇빛을 받지 않으면, 어두움을 사랑하면 어두운 사람이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연휴가 겹치면 숙제를 제대로 해 오는 아이들보다 덜 하거나 빼먹고 하지 않는 아이 때문에 잘해 온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 꾸지람을 앞세우면 잘해 온 아이들까지 다른 친구들이 듣는 꾸지람 속에 놓이니 방해가 된다. 오늘은 숙제를 해 오지 않은 부정적인 아이들은 따로 불러서 벌을 주거나 놀이 시간을 주지 않을 생각이다.
오늘 아침에 읽은 붓다의 지혜는 바로 오늘 나에게 귀한 깨달음을 주었다. 숙제를 잘해 온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그 아이들을 칭찬하는 일에 더 몰두할 일이다. 책임감을 가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아이들 속에 묻혀서 상처를 받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한 아이들을 고치는 일 못지않게 잘하는 아이들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이 공정한 가르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