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이 갔다.
초인이 갔다.
초 인류 한 분이 갔다.
다시 보아야 했다. 믿을 수 가 없었다.
그는 태평양 너머 먼 곳에 살던 사람이고, 자랑이 못되는 이야기인줄 잘 알지만 쉰 세대인 나는 아직도 스마트 폰이 없다. 그래도 스티브 잡스 그가 유명울 달리했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 지구 맞은 편에 살고 있는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천재의 죽음은 범인들을 절망하게 한다. 그가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 놓은 삶의 궤적에 비해 티끌처럼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내 삶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차례걸음이라고 했나. 왔으면 한 번은 가야하는 것이 유한한 우리네 삶일진대, 체취 한 번, 목소리 한 번 직접 들어본 적이 없는 어찌 보면 생면부지의 한 인간의 죽음이 이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은 임종 전에 보여준 그의 거인다운 행보 탓인가 한다.
기억이 분명치는 않으나 그는 그의 죽음이 공식 발표된 오늘로부터 한 달 전 쯤 인가로 기억되는데 세계인을 향해, 미래를 향해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으로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혹독한 병마, 짙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을까?
오늘 그의 부음을 접하면서 애플로 상징되는 천재로서가 아닌 병마와 죽음도 초월 했던 인간 잡스에 무한한 경외를 느끼게 되는 것은 죽음 앞에서도 인류의 미래를 생각했던 그의 치열했던 살이가 투영된 탓이리라.
하여튼 오늘을 사는 우리는 아까운 인재 하나를 잃었다.
내 생애에 언제 또 그런 초 인류를 보게 될 수 있을런지.
재능의 200%를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하고 간 스티브 잡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