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재테크] 기술 변화의 다른 이름, ‘기회’

2026.02.26 15:29:07

 최근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래 이야기’ 같던 인공지능(AI)이 교실 과제, 행정 업무, 영상 제작에까지 사용되고 있고, 선생님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그 속도를 따라가느라 바쁩니다. 이런 변화는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큰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세상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소셜미디어, 모바일 결제, 배달, 콘텐츠 등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 함께 성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겪는 기술 변화도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번에는 AI, 반도체, 전력망, 에너지 전환, 보안,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살펴보고자 합니다.

 

 

주목 받는 기술 산업

 

 ① AI: 모든 산업의 ‘새 엔진’

 AI는 단순히 ’대화가 통하는 프로그램’을 넘어 거의 모든 산업의 일하는 방식과 비용 구조를 바꾸는 ‘범용 기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대부분의 산업은 AI를 얼마나 빨리 일상 업무에 녹여서 생산성을 높이느냐로 달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도입되면서 많은 조직이 ‘사람+AI 협업’으로 업무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가 큰 이유는 “일자리 몇 개가 사라지느냐”보다, 화이트칼라 업무의 상당 부분이 AI 영향을 받는 구조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IMF는 전 세계 고용의 약 40%가 AI에 노출돼 있고, 선진국은 약 60% 수준으로 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노출이 곧바로 대체를 뜻하는 건 아니고, 절반 정도는 AI가 일을 ‘보조’해 생산성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투자 관점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돈은 AI를 돌아가게 만드는 인프라와 AI로 인해 파생되는 분야로 몰릴 것입니다. 결국 AI는 다양한 산업의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핵심 키인 것입니다.

 

 ② 반도체: ‘두뇌’(시스템)와 ‘기억’(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이것 두 가지는 알고 가야합니다. 두뇌를 대신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기억의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사람으로 치면 ‘두뇌’입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계산하고, 명령을 내리는 일을 합니다. CPU, GPU 같은 칩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특히 AI는 엄청난 계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AI가 커질수록 AI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해집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사람으로 치면 ‘기억’입니다. 공부한 내용을 잠시 저장했다가 꺼내 쓰는 것처럼, 데이터(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역할을 합니다. HBM, DRAM, NAND 같은 메모리가 대표적이죠.

 AI 분야가 성장할수록 AI가 다뤄야 하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생각하는 두뇌’ 만큼이나 ‘기억하는 저장공간’이 중요해집니다. 즉, AI 시대의 반도체는 ‘두뇌만 좋아도 안 되고, 기억만 커도 안 되는’ 구조입니다. 두뇌(시스템 반도체)와 기억(메모리 반도체)이 함께 받쳐줘야 합니다.

 

 ③ 전력망: AI·전기화 시대의 숨은 병목

 AI 서버는 전기를 엄청나게 소비하는 ‘지식 공장’입니다. 여기에 전기차, 전기난방, 공장 자동화까지 더해지면 전기 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전기를 집과 공장에 안전하게 보내는 송배전망(전력망)이 중요합니다. 전력망이 부족하면 발전을 해도 못 보내는 일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전기, 송전탑, 전선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미래 전력 시스템에서 송전망 확대와 현대화가 핵심 과제라고 짚습니다.

 

 ④ 에너지 전환: ‘전기 수요 증가’에 대한 해답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기 수요가 늘어나는 시대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기술이 중요해집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 분야 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만드는 전력변환, 더불어 각종 인프라에 들어가는 냉각 같은 분야 등이 에너지 전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기를 많이 쓰는 사회’로의 변화는 기정사실화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 기술은 필수 산업이 되고 있습니다.

 

 ⑤ 보안(사이버보안·AI보안): 디지털 시대의 ‘안전장치’

 학교에서도 많은 교육 활동이 온라인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기업도 클라우드, 원격근무, AI 등 많은 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편리한 업무 처리를 위해 온라인 기반이 마련되었지만 그만큼 해킹, 개인정보 유출, 시스템 마비 같은 문제에 더욱 노출되었습니다. 최근 쿠팡 사태 등 다양한 해킹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 번 뚫린 보안은 그 기업과 국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줍니다. 다시 말해 보안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멈추는 것’이 됩니다. 향후 정부와 기업의 보안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⑥ 로보틱스(로봇): AI가 ‘손발’을 갖는 순간

 AI가 두뇌라면 로봇은 손발입니다. 공장, 물류창고, 병원, 농장, 건설 현장에서 사람을 도와주는 로봇이 늘수록 비용은 줄고 생산성은 올라갑니다. 물론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로봇 보급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지 미지수지만 요양 및 돌봄, 재난 등 인력난이 심한 3D 업종 등에서는 로봇이 사람이 못 채우는 일을 메우는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로봇의 보급은 완성품만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센서, 제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산업을 넓힐 것으로 기대됩니다. 투자 관점에서 관련 기업들을 공부하고 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산업 맹신은 금물

 

 앞서 살펴본 6가지 산업 분야 외에도 양자컴퓨터, 우주 개척, 생명 공학, 헬스케어, 첨단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미래를 선도할 산업 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광 받는 산업 분야 에서 크게 성장할 기업은 분명히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꼭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미래 산업에 남보다 앞서 투자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연구는 반대의 결과를 말합니다. 신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성과가 일명 레드 오션이라고 불리는 구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성과보다 낮은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신산업은 관심과 주목을 받기 때문에 주식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새로운 산업이 개화되는 시기에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많은 기업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 표준, 규모의 경제, 공급망 등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끝까지 살아남아 승자가 되는 기업에 운좋게 투자한다면 큰 돈을 벌겠지만 투자한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큰 돈을 잃습니다. 산업 초기에는 연구 개발, 공장 신축 등 돈이 들어갈 곳이 많기에 일명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시기를 견뎌내고 이익을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미래가 밝다는 말만 믿고 많은 돈을 한 번에 넣거나,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 산업을 충분히 공부하고, 그 산업에서 ‘표준을 잡는 기업’(시장에서 검증된 매출·기술·생태계)을 기다렸다가, 비록 조금 늦을지라도 빛나는 기업이 분명해질 때 분할로 조심스럽게 투자하는 것이 ‘안전’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끝>

천상희 경제금육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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