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깨뜨리게 한 '돈의 인문학'

2011.11.22 14:27:00

얼마 전 수원시에서 주간한 수원포럼 '돈의 인문학' 강의를 들은 일이 있다.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수원시 공직자와 시민 250여명이 제윤경 강사(에듀머니 이사)의 말에 귀를 쫑끗 세우고 들었다. 필자도 학부모와 함께 필기를 하며 열심히 들었다.

그의 첫마디! "돈 버는 비법은 없다"이다. 열심히 일해 돈 벌고 관리하면 된다고 말한다. 우리들이 일반적 상식으로 알고 있는 '돈이 돈을 번다'라는 말,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니다'라고 부정한다. 2006년 통계로 월급 통장에서 돈이 다 빠져나가는데 17일 걸린다고 제시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돈이 돈을 번다'고 믿고 있었다. 예컨대 은행에 맡긴 돈에는 이자가 붙고 건물을 임대하면 임대료가 들어오니 돈 가진 사람들은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그는 '2억짜리 집이 4억이 되면 2억원을 번 것인가?'를 질문한다. 처음엔 행복하지만 씁쓸해진다고 한다. 4억짜리 집에 살아 소비가 늘고 때론 빚까지 지게 되어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보통사람들은 보유효과 때문에 집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냉철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매매경험이 풍부한 사람(꾼)은 보유효과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결단을 내린다고 한다. 보통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소수의 전문가만이 집을 팔아 2억원을 손에 쥔다는 이야기다. 행동경제학을 동원하여 이야기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통의 사람들은 차익을 손에 쥐는 자본 수익의 수혜자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소유한 자산의 유지 비용으로 어렵게 일해서 번 돈을 지출해야 한다. 경기가 후퇴하고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흑자도산의 위험까지 증가해 버린 위험한 현실을 지적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재테크 논리는 일부 소수에게는 해당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비용의 함정에 빠졌다고 한다.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결국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유일한 소득은 노동소득임을 강조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생각에 빠지면 노동이 하찮게 보여 삶이 허탈해진다고 한다.




그는 이런 말도 한다. "각성된 상태로 살아라. 무심코 살면 안 된다. 자기 자신의 소비활동을 의심하고 살아라"라고 충고한다. 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 보고 의사결정을 하라고 조언한다. 자기 자식에게 '광고는 거짓말'이라는 교육 사례도 소개한다. 광고 마케팅의 목표는 현재 소비자들을 불만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는 "풍요가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가전제품이 편리함을 주지만 많은 미용을 투자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정수기, 전자레인지, 청소기를 없앤 본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집안일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동기충족 예상이론도 소개한다. 충족이 예상되는 불편은 불행이 아니다. 행복은 자발적 불편을 받아들일 때 온다고 한다. 예컨대 여행 계획을 세웠을 때 떠나기 전 준비하는 과정이 더 행복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디드로 효과와 쾌락 적응도 소개하며 소비할수록 불행해진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고 하면 즉각 사주지 말고 세 번 정도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자녀가 저축해서 갖도록 하라고 알려준다. 어렵고 힘들게 모은 돈으로 쓰는 즐거움을 알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축은 미래 소비를 위해 현재 소비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자녀들이 미래 행복을 위해 불편을 체험하게 하라고 알려준다. 그러면 소비거품이 사라진다고. 소비하는 양은 줄어들고 소비의 질이 높아진다고 알려준다. 책상 하나를 사주더라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수원시에서 주관하는 수원포럼, 교육과 연관이 되고 학교 교육, 가정교육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처음 들어본 '돈의 인문학', 돈과 소비 그리고 삶과 직업,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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