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3)

2012.01.17 09:26:00

오늘 아침은 조용히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에 비가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비가 와서 땅을 적시고 물을 풍부하게 하며 더러운 먼지를 씻어내니 좋지 않을 수 없다. 벌써 새해가 시작된 지도 보름이 지났다.

하지만 새해의 결심은 계속 되어야 하리라 본다. 새해의 결심의 아름다운 결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이다 하면서 결심을 하지 않는 것보다 작은 것 하나라도 결심을 해서 이루어낸다면 그것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1장 칙궁(飭躬-절도가 있는 몸가짐)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지도자로서의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나온다. 마지막 구절은 제법 길다.

“다스리는 일도 이미 이루어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이미 즐겁다면 풍류를 마련해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 또한 옛사람들의 성대한 일이었다. 따르는 하인을 간략하게 하고 그 얼굴빛을 부드럽게 해서 찾기도 하고 묻기도 한다면 기뻐하지 않을 백성이 없을 것이다. 정당에 글 읽는 소리가 있다면 곧 청사(淸士)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시를 읊고 바둑을 두면서 정사를 하리(下吏)에게 맡긴다면 크게 그릇된 것이다.”

여기에서 몇 가지 지도자로서 곧 선생님들의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 목표가 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도달점을 세워두고서 열심히 가르쳐도 도달점에 이르지 못하면 학생들은 즐겁지가 못할 것이다. 고개만 흔들고 어떻게 되는 건지 알려고 더욱 애를 쓸 것이다. 그러니 가르치는 일 즉 교육에 있어서 목표를 세워두고 그 목표를 꼭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학생들은 만족을 느끼게 되고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배우는 학생들을 대할 때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야겠다.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과제를 줄 때도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정도라면 그건 스트레스가 되고 만다.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자기의 계획대로 공부를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리라 본다. 선생님 때문에 학생들의 공부의 방향이 흔들리고 머리가 복잡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학생들을 대할 때 선생님의 얼굴빛은 대단히 중요하다. 언제나 밝은 표정, 웃는 얼굴, 편안한 얼굴, 천사 같은 얼굴, 학생들이 대하기가 좋은 부드러운 얼굴빛이면 좋을 것 같다. 얼굴빛이 굳어 있다면 학생들도 마음이 굳어지고 얼굴빛도 따라 굳어지게 마련이다.

선생님이 화난 얼굴을 보이면 학생들은 긴장하게 되고 학습의 효과도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부드러운 얼굴빛을 보여주어야 학생들을 불러도 반갑게 달려오고 학생들을 찾아도 기쁘게 달려올 것 아니겠는가?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이 선생님들의 얼굴을 대하게 되는데 항상 어두운 얼굴빛을 보이면 학생들을 어둡게 자라게 할 뿐이다. 그러니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학생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마음도 밝아질 것이다.

그리고 지도자는 언제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학생들은 우리 선생님이야말로 진정 선생님다운 선생님이라 말하지 않겠는가? 책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리 선생님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읽어야 하고 전공과목과 관련되는 서적을 펼쳐놓고 연구하는 모습은 학생들에게 기억에 아주 오래 남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다.

학생들에게 연구하는 모습보다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언제나 컴퓨터에 앉아 놀이하는 모습은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할 것이고 시간의 여유가 있다 하면서 장기 두고, 바둑 두고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은 학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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