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인정, 그러나 업무는 복귀

2012.01.23 11:10:00

곽노현 서울시특별시 교육감이 판결에서는 유죄가 인정되었지만, 교육감 업무에 복귀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업무복귀가 사실이 된 것이다. 판결에서 유죄가 인정되었지만 업무복귀는 가능하다는 것에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업무복귀는 현실이 되었고, 유죄역시 현실이 되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는 것인지는 쉽게 판단이 되지 않는다.

YTN뉴스에서 잠시 오보가 있었다. 유죄가 확정됨으로써 업무복귀가 불가능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벌금 3천만원을 선고 받았고, 업무에는 복귀한다는 내용으로 수정이 되었다. 어쩌면 업무복귀를 기다렸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업무복귀가 불가능하기를 기다렸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잠시의 오보였지만 해프닝으로 돌리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업무에 복귀했지만 일단은 유죄가 인정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업무가 쉽지 않을 듯 싶다. 정상적인 업무복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교육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가에도 물음표를 달을 수 밖에 없다. 곽 교육감은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도리어 그 부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본다면 너무 비약적인 표현일까.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교육계 수장이다. 교육계의 수장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교사가 다른 공무원보다 훨씬더 도덕적이어야 하듯이, 교육감도 다른 단체의 수장보다 훨씬더 도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도덕성에 금이간 상황이기에 업무추진이 쉽게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본인이 부인을 하던 인정을 하던 그것과는 관계없이 여러가지 정황상 어려움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정적이 될 수 있지만,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라도 도덕성에 금이갔다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선의의 도움이었기에 도덕성에 금이갈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서로 대립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판단은 법원이 하겠지만 그 이전에 국민들 모두가 개별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논란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사퇴를 종용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최종결정은 곽 교육감이 내려야 할 문제이다. 계속해서 '선의'라는 것이 강조된다면 사퇴와는 관련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강조된다면 선의보다는 도덕성이 더 우세해질 것이다. 과연 어느쪽에 무게가 실릴지 필자도 매우 궁금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최소한 교육현장에서만큼은 '선의'보다는 '도덕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전교조소속의 유·무와 관계없이 교사들은 도덕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과연 선의라는 표현이 교육현장에서 인정될 수 있을까. 현재의 상황에서는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선의로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부정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 부분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교사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마당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육감이 도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 최소한 교육계에서는 '도덕성'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도덕성에 문제가 발생한 현실에서 각종 교육정책들이 쉽게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느낀 상황이 될 수 있으므로, 모든 정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래도 염려가 된다.

정책의 추진에서 일부교사나 국민들의 여론만 듣고 전체로 둔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전체적인 의견을 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과연 이 문제가 쉽게 풀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가장크다. 명확한 입장차이가 있지만 보편 타당한 쪽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서울교육을 진정으로 염려하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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