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봉 산행하고 녹동항에서 회 먹고

2012.03.06 12:49:00

고흥은 '꿈을 현실로 high 고흥 happy 고흥'이 슬로건이다. 꼬불꼬불 해안선을 따라 고흥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능가사, 팔영산, 소록도, 고흥만, 나로도 등 볼거리와 사연도 많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날은 국민들의 눈과 귀가 고흥의 동쪽 바닷가로 향한다.

작년 12월 고흥의 서쪽 바닷가에 총연장 2028m의 거금대교가 개통됐다. 거금대교는 녹동항에서 배로 30여 분 걸리던 거금도를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와 하나로 이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자전거‧보행자 도로와 차도를 1,2층으로 구분한 복층형 해상 다리이다. 


지난 2월 26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고흥 거금도의 적대봉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착한 사람들은 시간도 착하게 쓴다. 관광버스 2대가 아침 7시에 청주를 출발한다. 이러니 늦지 않으려고 택시비 많이 낸 게 아깝지 않다.

도로가 좋아졌지만 청주에서 거금도까지는 거리가 멀다. 자연스럽게 앞뒤 사람들끼리 자기소개를 한다. 얼기설기 얽힌 게 인생살이라 몇 마디 나눠보면 서로 연관이 된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하니 차안에 활기가 넘친다. 여산휴게소와 황전휴게소에 들렸던 차가 바닷가 가까이에 왔다.


고흥에 들어선 차가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건넌다. 소록도의 슬픈 사연 때문일까. 흐린 날씨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좌우로 펼쳐진 바닷가의 풍경이 우울해 한센병 환자들의 한숨과 자원봉사자들의 거룩한 뜻을 생각해봤다.




차에서 내리니 동정마을 표석이 반긴다. 이곳의 뒤편으로 방금 건너온 거금대교와 소록도, 앞쪽으로 바다에 떠있는 고래의 등을 닮은 적대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준비운동을 하고 짐을 챙긴 후 산행을 시작했다.

마을 입구의 옛날 정미소와 수령이 오래된 노거수가 볼거리이다. 다른 남쪽의 섬들과 같이 마늘밭이 많다. 마을 끝에 작은 사찰 금산정사가 있다. 


초입부터 오르막길이 이어져 힘이 든다.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산에 오르는 이유가 있다. 힘이 들더라도 참고 이겨내면 좋은 결과가 기다린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깨우치는데 산행이 최고다.

산허리를 벗어나면서 부터는 조망이 좋다. 등줄기처럼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적대봉 정상으로 향하며 바다와 섬들이 만든 멋진 풍경과 산 아래 마을의 한가로운 풍경을 구경한다. 




높이 592.2m의 적대봉 정상에 둘레 약 34m, 직경 약 7m의 봉수대가 있다. 지형적 특성상 왜적의 침입 등 비상사태를 신속하게 전달했던 봉수대는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적대봉은 고흥에서 팔영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봉수대에서 청산도, 완도, 보길도, 거문도 등 먼 바다의 섬들이 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다. 적대봉에서 마당목재까지 1㎞ 거리도 능선이 이어지고 조망이 좋다.


마당목재에서 1.6㎞ 거리의 파성재에 주차장이 있다. 이곳은 급경사 내리막길이지만 거금대교, 소록도, 녹동항이 바라보여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간에 여러 개의 돌탑과 물맛이 좋은 약수터를 만난다. '아름다운 중독... 함께 등산해요!' 주차장에서 좋은 글귀를 발견했다. 산행의 묘미는 땀 흘리며 산에 오르는 사람들만 알 수 있다.




파성재를 출발한 차가 거금대교, 소록대교를 건너 녹동항으로 간다. 소록대교에서 바라본 녹동항의 풍경이 멋지다. 거금대교가 개통된 후 녹동항은 활기가 넘치고 녹동수산시장은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바다의 향과 맛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곳의 해산물은 소주잔을 나누며 정을 나누기에 좋다.

1960~70년대 박치기 한 방으로 꿈과 희망을 심어줬던 김일 체육기념관과 신양선착장에서 배로 5분 거리의 연홍도에 문을 열었다는 연홍미술관을 보러 빠른 시일 내에 거금도를 다시 찾아야겠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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