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전중의 작은 변신, 큰 변화

2012.03.21 09:26:00

우리학교 2층 교무실 옆 연구실. 여기는 점심시간 식당으로 활용되고 매주 부장회의가 열리기도 한다. 이 곳에 있는 자율배식대. 급식업체 전문 용어로는 보온 배식대다. 평상 시 이게 보기 흉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어떤 방법이 없을까? 

우리학교 교무혁신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특별실 리모델링 업체에 부탁해서 탁자로 바꾸자는 것이다. 방법은 가구 재료로 뚜껑을 씌우는 것이다. 그리하면 교탁이 된다. 교직원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며칠이 지났다. 탁자 위에 탁자보가 씌워져 있다. 미관상 보기에도 좋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이렇게 계속 변신을 하고 있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그 뿐 아니다. 2층 교무실 복도 첫인상이 어두컴컴하다. 교무실 유리창은 교무실 가구의 뒷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보기 흉하다. 어떻게 할까? 교무부장은 미술 전공답게 여기에 예술을 접목시킨다.




인근 공방 예술가의 협조를 받아 도자 작품을 게시하고 그 옆에는 우리 학교 꽃꽂이 강사의 작품을 전시하니 예술 공간이 된다. 조명을 넣으니 분위기가 살아 난다. 교장이 미처 생각히지 못한 것을 부장교사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긴다.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 부조화와 부자연스러움에 익숙하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미적 감각이 무뎌진다. 교육을 생각하며 감수성을 키울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불편한 것은 개선하여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실용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학교는 경기도교육청 지정 혁신 예비학교다. 6개월 후면 혁신학교 본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2월과 3월 혁신 마이드 향상을 위해 유명강사를 초빙하여 각종 연수를 받았다. 수업혁신을 비롯해 생활지도에 일대 전기를 가져오게 하는 연수였다. 한 연수에는 끝날 때 구호를 외쳤다. "명퇴를 넘어 정퇴로!"


지금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혁신 피로감에 젖어 있는 듯하다. 그 동안 교직생활의 틀을 벗어나려니 그럴 만도 하다. 평상시 학생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수업시간 책걸상 배치를 바꾸었다. 교사 위주의 일제식 수업에서 탈피하여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수업시간 잠자는 학생, 교사와 맞짱뜨는 학생의 공통점은 학습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을 학습에 끌어들이는 방법은 수업형태를 바꾸어야 한다. 책걸상 배치를 ㄷ자, 모듬학습 형태로 바꾸어 분단학습, 협동학습, 발표학습, 토론학습 등을 전개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학습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교사는 안내자, 인도자가 되려고 하니 지도안을 새롭게 구상하고 발문 등을 고민하여 짜내야 한다. 교사 위주의 일방적 수업을 전개하던 교사는 환골탈태해야 한다. 교사의 원맨쇼는 아무리 잘해도 45분을 주의집중하게 할 수 없다. 에너지가 소비되어 교사만 힘들다. 학생은 피동적으로 움직인다. 이것을 우리 학교는 바꾸려는 것이다.

율전중의 작은 변신, 이게 교육개혁의 출발이라고 본다. 주위 환경을 교육적으로 개선하고 수업을 혁신하는 것! 학생이 학습의 주체로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 이게 교사이 역할이다. 공부의 주인공이 된 학생은 잠을 자거나 수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우리 학교의 바람직한 변화, 교장으로서도 기대가 크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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