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 넘기다니.

2012.03.26 10:35:00

"기간제 교사에 '담임 떠넘기기' 심해져",  어느 신문기사의 제목이다. 교사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이다.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넘기다니 이것이 또 무슨 이야기인지 의아스럽다.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아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사정상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아야 할 경우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떠넘긴다는 표현은 다소 현실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떠 넘긴다는 이야기에 대해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기간제 교사는 담임을 하면 절대로 안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필자도 기간제교사 경험이 있다. 기간제교사 시절에 담임도 했었다. 그때는 기간제교사가 아니고 임시교사라고 불렀었다. 그럼에도 담임을 했다. 학년별로 교과를 안배하여 담임을 해야 하는데, 1학년에 해당과목 담임교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흔쾌히 했었고 그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았었다.

기간제교사를 지원하는 자원들은 대부분 20-30대가 주를 이룬다. 기간제교사가 아니더라도 왕성한 활동을 할 시기이다. 기간제교사와 정규교사와 차이점은 거의 없다. 업무분장에서도 차별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을 달리하지도 않는다. 출장을 가면 출장비도 똑같이 지급한다. 그렇지만 업무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기간제교사가 질 수 없다. 학교장이 져야 한다. 이미 기간이 종료되어 학교를 떠난 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규교사와 똑같은 업무에 보수도 차이가 없고 업무도 똑같이 해야 한다. 담임업무도 결국은 교사의 업무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기간제교사도 학교에서는 정식교사와 똑같은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보직교사 임용이나 1급정교사 자격연수 대상은 되지 않는등 다른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의 차이가 있을뿐 특별한 차이는 없다. 학부모들에게도 기간제교사라는 것이 노출될까 학교에서는 상당한 주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학교에서의 실제 상황이다. 최소한 필자가 알고 있는 것은 이렇다.

이런 상황에서 기간제교사에게만 담임을 맡기지 않는 것이 도리어 더 이상한 현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젊은 교사인데 왜 담임을 안하는지 알수 없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왜? 라고 생각하면서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정식교사와 똑같이 생활하면서 담임배정에서만 빠지는 것이 도리어 더 이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간제 1명을 뽑기 위해 공고를 내면 기간과 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60-70명, 많게는 10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한다. 면접과정에서 혹시 담임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모든 지원자가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물론 속마음은 하기 싫어도 그렇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규교사들 중에서 그 기간제교사의 연령이면 모든 교사들이 담임을 맡고 있다. 그 연령대보다 훨씬더 높은 연령대나 보직교사를 맡은 경우가 되어야 비담임이 될 수 있다.

만약에 기간제 교사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담임을 맡아야 한다. 그럼에도 기간제 교사라는 명분으로 아직도 많은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기지 않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을 맡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 아니고, 도리어 기간제 교사라고 담임을 맡기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현 시대에 맞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았다면 도리어 학교적응도 빨리되고 소속감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들리는 이야기로는 기간제 교사에 대해 차별을 하는 학교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소한 담임을 맡기는 부분이 차별요소가 있다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100% 공감하기 어렵다. 가령 30학급에서 1-2명의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았다면 그것이 '담임 떠넘기기'에 해당되는지도 궁금하다. 기사 제목만 봤을때는 기간제 교사는 절대로 담임을 해서는 안되는데 학교에서 편의상 담임을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도리어 기간제 교사들이 이의를 제기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도 담임 할 수 있다고....

우리학교에도 기간제 교사가 6명이 있다. 이중에서 2명의 기간제 교사가 담임이다. 지난해에는 8명 중에 2명이 담임을 맡았다. 담임을 떠넘긴다면 이들 모두에게 담임을 배정했어야 한다. 전체 기간제 교사 중 올해는 33.3%, 지난해에는 25%가 담임을 맡은 것이다. 올해 복수담임에도 기간제 교사는 제외되어 최종적으로 기간제 교사의 담임은 2명 뿐이다. 이 상황을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을 떠넘긴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인지 궁금하다. 정규교사가 담임을 맡는 비율은 최소한 60-70%이다. 비율로만 보더라도 상당히 낮은 비율이다.

실제로 기사에서도 기간제 교사의 담임증가는 기간제 교사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사제목으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결코 옳은 것은 아니다. 좀더 정확히 할려면 실질적으로 담임을 떠넘긴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서 보도를 했어야 옳다는 생각이다. 이 기사의 제목이 과연 모든 기간제 교사들의 생각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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