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뿐인 기초과학 진흥

2003.04.28 09:31:00


'과학의 달' 4월이 가고 있다. 36회째인 올해의 과학의 달 행사 역시 예년과 별 다름 없이 치러졌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4월이 과학의 달인지조차 모를만큼관심의 사각지대에 머물다 지나갔다.

과학의 달이란 사실을 우리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과학교육이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로 개막되었으나 다른 한편, 뇌본시대의 서막을 알려주기도 했다. 고도의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세대라는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지식정보화·두뇌중심사회를 거역할 수 없다. 이것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기초과학교육을 통해서 과학적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과학자들에게 수준 높은 연구여건과 유인가를 제공해줘야 한다. 이것은 국가 경영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최근에 기초과학교육에 대한 국가시책의 중심축이 지나치게 정보화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정보화시대의 기본 토양은 기초과학이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몇 년 전 과기부는 과학기술발전 장기비젼을 발표한 바 있다. 3단계로 이뤄진 이 발전방안에 따르면, 1단계는 2005년까지 세계 12위권의 과학경쟁력을 확보하고, 2단계인 2015년까지 아시아태평양권의 연구중심지가 되며, 3단계인 2025년에는 세계 7위권의 과학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가히 장미빛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정부는 과학교육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해 기초과학에의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사실이다. 과학기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초·중등학교 수준에서 막대한 재정투자를 하고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적 최우선과제의 하나가 기초과학의 진흥이란 사실을 미국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 미국대통령들이 기초과학분야의 육성을 앞다퉈 지원한 것에 반해 우리 나라 대통령들은 이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조차 안 한다는 점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더욱이 과거 '국민의 정부'는 기금 통폐합이란 명분 하에 정부와 민간단체가 15년간 모아온 과학교육기금을 단지 영세하다는 이유 하나로 폐지한바 있다.

참으로 한심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과학교육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란 사실이다. 4월, 과학의 달을 보내며 과학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제고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모처럼 정부가 마련한 과학교육발전 5개년 계획이 뿌리깊게 착근해 조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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