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34)

2012.05.24 16:16:00

‘그 선생님의 그 제자’라는 말이 있다. 선생님이 훌륭하면 제자들도 훌륭하다. 선생님의 인품이 좋으면 학생들의 인품도 좋다. 선생님의 학식이 많으면 제자들도 학식이 많아진다. 학생들은 언제나 선생님을 닮는다. 선생님의 좋은 점을 닮는다. 선생님의 장점을 닮는다. 나아가서 선생님의 장점을 배가할 뿐만 아니라 제곱화한다. 선생님의 단점은 제로화하여 하나도 닮지 않는다.

공자의 제자 중에는 유자가 있다. 공자의 가르침이 훌륭했듯이 유자의 가르침도 대단하다. 논어 학이편 제2장을 보면 유자의 가르침이 나온다. 유자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선생님은 인(仁)을 가르쳤다. 다시 말하면 사랑을 가르쳤다. 제자인 유자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구체화하였다. 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인을 실천하는 것인지 가르쳤다.

우리 선생님들이 가르치시는 진리의 말씀이 바탕이 되어 학생들의 학문의 깊이는 더해지고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다. 유자는 ‘효성’과 ‘우애’를 가르쳤다. 효성과 우애가 곧 인임을 가르쳤다. 효성과 우애가 곧 사랑임을 가르친 것이다.

효성이란 부모님을 잘 섬기는 것이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걱정을 떨쳐버리게 하는 것이다. 자기를 태어나게 하신 부모님을 높여드리는 것이다. 인정하는 것이다. 이 효성이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근본임을 유자는 가르쳐 주었다.

우리 선생님들은 효도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게 바로 사랑의 마음이고 사랑을 실천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효성으로 학생들에게 효를 가르칠 수 있다. 학생들이 부모님께 효도를 함과 동시에 선생님을 부모님과 같이 잘 모시려고 애를 쓴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최선을 다한다. 선생님의 즐거움이 되게 하기 위해 선생님 말씀에 잘 따르려고 한다.

또 우리 선생님들에게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 즉 우애를 유자는 가르쳤다. 선생님들이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좋으면 그걸 학생들에게 강조하게 되고 가르치게 된다. 선생님이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우애를 가르칠 수 없다. 우애가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행복의 지름길임을 알면서도 가르칠 수가 없다.

선생님은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 즉 우애를 바탕으로 학교라는 공동체의 식구들을 대하고 친근하게 다정다감하게 다가가면 행복이 넘칠 수밖에 없다. 삶이 윤택해지고 기름지게 된다. 마음이 아름답게 되고 평온하게 된다.

유자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효성과 우애가 있는 사람이 윗사람에게 도리에 어긋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하셨다. 효성과 우애가 있는 선생님은 위계질서를 가르치며 윗사람 공경이 바로 사랑임을 가르치게 된다. 윗사람에 대한 기본을 알아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게 된다.

우리 선생님은 군자다. 군자는 기본이 되는 일에 힘쓴다. 선생님들은 가장 상식이 되고 기본이 되고 기초가 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기본이 되는 일에 충실한다. 기본에 힘쓰면 모든 길이 열리고 바른 길이 보이며 미래가 뚫리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기본에 충실하면 학생들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기본적인 행동, 상식이 통하는 말과 행동, 기초가 튼튼한 학생들이 될 수 있다. 그 선생님의 그 학생이다. 선생님의 사랑하는 마음, 바른 마음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이어질 뿐 아니라 더욱 심화되어 나간다.

공자께서 제자들에게 인(仁)을 가르쳤더니 제자들은 인(仁)의 실천에 대한 구체화, 상세화를 그려나갔다. 그리고는 실천에 옮겼다. 그게 바로 효성과 우애이고 효성과 우애가 사랑의 밑바탕이고 나아가 윗사람 공경, 사회질서, 시민의식, 바른 길을 가는 것이 사랑의 실천임을 깨닫고 그것을 행하고 그것을 가르친 것이다. 학교마다 유자와 같은 제자가 많이 배출되면 참 좋겠다 싶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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