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엘리트 체육이야!

2012.05.31 08:37:00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국가대표 출신 유명 프로축구 선수가 지난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축구계에서 퇴출된 뒤 부녀자 납치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전국지인 모일간지에 실린 내용이다. 국가대표까지 지낸 모씨가 강도로 변했다. 국민의 혈세로 몸 만들어 주고 체력까지 만들어 주었더니 인간 병기로 변해 강도짓을 했다. 좌절이 있었고 추락이 있었다고 한다. 추락 없고 좌절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누구는 탄탄대로만 걷는 줄 아는가?

만석꾼은 만 가지 근심, 천석꾼은 천 가지 근심이라 했다. 전혀 근심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도 남에게 표현 못할 걱정꺼리는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같이 하는 다른 이들을 위해 이를 견뎌내고 의연하게 사는 것, 그런 삶의 행태가 그 인간의 품격이고 격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엘리트 출신 체육 특기생들에게는 이것이 없다. 세상살이, 사람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품격과 격조가 없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너무 자주 보여주고 있다. 몇 몇 선수이겠지만 그야말로 야수성과 폭력성, 다혈질만이 존재한다. 다혈질, 야수성 등 이것이 무슨 자랑인가?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성공을 위해 학창 시절 평범했던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했던가? 그 넓은 축구 운동장을 오로지 20명 안팎의 선수들이 독점해서 사용하고 일반 학생들은 그저 관람객일 수밖에 없는 학창시절을 보내야했다. 이런 희생과 배려 위에 엘리트 체육은 꽃을 피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평범한 대다수 사람들의 그런 배려와 희생위에서 빛을 발했던 스타선수들의 일탈은 그래서 더욱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희생과 배려, 사람 사는 곳에서 최소한의 염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소수의 체육엘리트들을 위해 앞으로도 우리는 무한정 참고 희생만 해야 하는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내는 운동기계들이 과연 일반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때다.

근본적인 원인은 학원 스포츠에 있다. 학원스포츠부터 먼저 과감히 손질해야한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다행히 요 근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취미로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하는 스포츠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들끼리 기량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교 스포츠 활동의 활성화이다. 지역 대회를 거쳐 전국대회까지 진행되고 있다. 활성화를 위해서 모두가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런 좋은 제도와 병행되고 있는 소년체전의 존폐 문제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스포츠 동아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년체전 문제 검토해보아야 한다. 시도별로 점수가 부과되는 현 시스템하에서는 학원스포츠 관계자들 소년체전 상위 입상에 목숨을 걸게 되어 있다. 학생 선수들은 학창 시절에 누리고 느껴야 하는 모든 것을 억누르고 오로지 메달을 위해 매진하는 시스템 그것이 바로 현재의 소년체전의 자화상이다. 가장 중요한 학습이라는 학교생활의 희생 위에 만들어지는 소년체전의 성적이 정작 선수 자신을 위해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것이 바로 문제다. 학창시절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운동종목에서 기본을 익히고 재미를 느껴야 할 때다. 그래야 선수 생명력이 길어진다. 그래야 성인이 되어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으며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

올림픽까지 치른 나라다. 스포츠의 저변 확대로 온 국민이 건강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엘리트 체육에 투입하는 예산을 과감하게 사회 스포츠 인프라 구축으로 돌려야 한다. 현직 소방관으로서 올림픽단거리 출전, 현직 경찰관이 복싱 경기 출전 등의 생업과 여가 생활을 같이 하는 모습은 서구의 선진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선수가 직업이 아니며 삶이 풍요롭고 행복한 직업인이 여가로 스포츠를 즐기고 몰입할 수 있게 사회의 제도 및 구성원들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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