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39)

2012.06.07 09:49:00

커텐을 열었다. 미풍이 일었다. 바람 같지 않은 바람이지만 그래도 나뭇가지는 바람의 사실을 알렸다. 미풍이라도 바람은 바람이었다. 선생님이 때론 선생님 같지 않아 보일 때가 있어도 선생님의 존재는 언제나 살아 있다. 겉모습과 관계없이 선생님은 언제나 선생님이다.

맹자도 역시 공자 못지않은 훌륭한 선생님에 틀림없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 학생들을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교육다운 교육임을 가르치고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양혜왕 장구상 6장을 읽었다. 6장에는 양혜왕의 아들인 양양왕과 맹자와의 대화가 나온다. 제6장에서도 교훈을 얻는다.

양양왕은 겉모습보다는 속이 꽉찬 속모습이 더 중요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맹자께서는 양양왕의 모습을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임금 같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도 두려워할 만한 바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양양왕은 겉으로 볼 때 왕 같지도 않았고 두려워할 만한 위엄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속이 꽉 찼다. 어느 왕 못지않게 나라가 안정되기를 바랐다. 맹자에게 “천하가 어떠한 상태에서 안정되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양양왕은 바보가 아니었다. 모자라는 왕이 아니었다. 속은 오히려 꽉 찼다. 왕의 할 일을 알고 있었다.

우리 선생님도 양양왕과 같이 겉모습은 초라하게 보여도 괜찮다. 선생님 같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직 속이 꽉 차면 된다. 할 일을 알면 된다. 예리하면 된다. 실력이 꽉 차면 된다. 능력이 있으면 된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면 된다. 오직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들면 된다. 학생들의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면 된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선생님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학부모님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양왕이 천하가 어떠한 상태에서 안정되겠느냐고 물었을 때 맹자께서는 “하나로 통일되는 데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목표를 향해 선생님과 학생들과 학부모님이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학생 생각 다르고 선생님 생각 다르고 학부모 생각 다르면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다.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가 있다.

또 하나 배울 점은 학교가 하나가 되게 하고 평안한 가운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할 주역은 역시 선생님이 되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양양왕이 “누가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습니까?” 물었을 때 맹자가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아니하는 자가 하나로 통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기를 살리고 자기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는 열정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른다. 학생들은 목을 빼고 선생님을 우러러볼 것이고 선생님에게 몰려들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을 살리기를 원하는 선생님은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해주고 열심히 평화롭게 공부하도록 이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지, 미워하는지 학생들은 대번에 안다. 피부로 느낀다. 자기를 미워하고 자기를 싫어하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면 선생님이라도 멀리한다. 뒤돌아선다.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는다. 힘으로 해도 효과가 없다. 큰 소리로 해도 먹히지 않는다. 잔소리로 해도 소용없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하고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에 모든 것을 투자하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작은 것에도 크게 반응한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동한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왕이라고 생각되면 백성들은 모두 목을 빼고 우러러볼 것이고 이와 같은 어진 왕에게 돌아가는 것이 물이 아래로 콸콸 내려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맹자는 가르치고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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