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45)

2012.06.15 12:26:00

우리 학교는 새소리를 아침마다 들을 수 있는 숲속의 학교다. 싱그러운 계절에 꽃향기 나는 자연의 학교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의 신록들을 보면서 날마다 푸른 꿈을 심는 미래의 학교다. 아침에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공급받는 유쾌한 학교다. 학교가 시내와는 좀 떨어져 있어 선생님들이 출퇴근하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자연이 다 해주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며 사제가 함께 하는 행복한 학교다. 모두가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는 평화의 학교다.

좋은 환경 속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은 좋은 제자를 많이 배출한다. 좋은 선생님의 영향을 받으면 좋은 제자가 나온다. 공자는 좋은 스승이기에 좋은 제자를 많이 배출하였다. 논어의 학이편에 보면 제자인 유자가 나온다. 스승인 공자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학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 다음에는 제자인 자하가 나온다. 자하도 공자 못지않게 인간됨이 돋보인다.

자하도 공자의 영향을 받아 인(仁)을 강조한다. 즉 사랑을 강조한다. 사랑의 사람을 섬기라고 한다. 어진 사람을 섬기라고 한다.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을 최고로 삼기에 사랑의 사람을 섬기고 존경하라는 것이다. 미색을 좋아하듯, 미인을 좋아하듯 사랑의 사람을 좋아하라고 한다. 그만큼 사랑의 사람이 귀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사랑의 사람이다. 그러기에 학생들도 사랑의 사람으로 자라나고 있다.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학생들은 사랑을 베풀려고 한다. 사랑의 삶을 살려고 한다. 남을 도우려고 한다. 약한 자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어려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힘을 얻게 한다. 학생들이 그렇게 됨은 선생님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논어 학이편 제7장에서 자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어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선생님이 되도록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이 미울 때도 사랑하고 학생들이 괴롭게 해도 사랑하고 학생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도 사랑하고 학생들이 잘 따르지 않아도 사랑하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안 해도 사랑하고 학생들이 벗나가도 사랑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대들어도 사랑하고...오직 사랑의 선생님이 되어야 섬김을 받고 사랑을 받음을 자하는 가르치고 있다.

또 부모님을 섬기되 근성으로 섬기지 말고 힘을 다해 섬기도록 권하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선생님을 부모님처럼, 아버지처럼 섬긴다. 사랑한다. 따른다. 말씀에 순종한다. 왜 그러냐 하면 부모님이 사랑의 사람이고 사랑의 삶을 살고 있듯이 우리 선생님도 사랑의 사람이고 사랑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 못지않다. 어찌 보면 부모님보다 사랑이 더 깊은지도 모른다.

또 임금님을 섬기되 몸을 바쳐 충성할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우리 선생님은 왕과 같은 존재다. 나라의 최고지도자로 세움을 입은 자에게 최고의 존경을 보내듯이 우리 선생님에게 최고의 존경을 보내도록 가르치고 있다. 왜냐 하면 왕은 나라 전체의 국민을 잘 살게 하고 편안하게 살게 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선생님들도 착한 학생, 착하지 못한 학생, 공부 잘하는 학생, 공부 못하는 학생, 말 잘 듣는 학생, 문제의 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은 사람 되고 능력 있는 사람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러니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존경을 보내야 하나? 최고의 존경이다. 임금님을 대하듯 마음에서 깊이 우러나는 최고의 존경을 보내는 것이다.

선생님은 친구와 같은 존재다. 학생들에게 언제나 믿음을 준다. 멀리하지 않는다. 이간질하지 않는다. 욕하지 않는다. 미워하지 않는다. 마음을 나눈다. 사랑을 나눈다. 정을 나눈다. 앞길을 걱정해준다. 사랑의 마음으로 한다. 매일 같이 한다. 밤낮으로 한다. 선생님은 사랑의 사람이고 사랑의 삶을 살고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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