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50)

2012.06.22 11:30:00

커텐을 열었다. 평소에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광이다. 하늘은 맑고 또 맑다. 청량한 바람은 내 곁에 다가온다. 경쾌한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몇 학생들은 기숙사 앞마당에서 줄넘기를 한다. 내가 머무는 학교가 바로 내 집이다. 이런 넓은 마당이 어느 집에도 없다. 이렇게 많은 식구도 없다. 이렇게 잘 가꾸어진 화단도 없다. 모두가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도 없다. 그러기에 기쁨이 다가오고 평안이 넘친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여기에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양혜왕장구상에 이어 양혜왕장구하에서도 왕도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맹자는 인(仁)을 가장하여 실제로는 무력으로 다스리는 것을 패도라 하고, 덕으로 어진 정치를 실시하는 것을 왕도라 하였는데, 힘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면 마음으로는 복종하지 않게 되고, 덕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면 사람들은 진심으로 따르게 되므로, 덕에 의한 왕도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렇다. 힘으로 하는 교육은 허사다. 학생들을 따르게 할 수 없다. 덕으로 하는 교육, 즉 사랑으로 하는 교육이 학생들을 진심으로 따르게 할 수 있다. 소리 지른다고 따라오지 않는다. 자기의 가진 지식으로도 따라오지 않는다. 자기의 가진 힘으로도 따라오지 않는다. 오직 어진 마음, 착한 마음, 사랑의 마음, 절제하는 마음만이 학생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따르게 할 수 있다.

왕은 백성들이 좋아하는 사랑의 마음, 덕의 마음, 인(仁)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듯이 선생님들도 사랑의 마음으로 교육한다. 사랑의 마음이 있는 자는 백성과 하나가 되기를 좋아하고 백성이 잘 살기를 좋아하고 백성이 즐거워하기를 원하고 자기중심의 삶이 아니라 백성 중심의 삶을 살듯이 우리 선생님들도 사랑의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학생들이 즐거운 생활을 하기를 원하고 자기중심적 생활보다 학생 중심의 생활을 한다.

제나라의 신하인 장포가 맹자께 물었다. “포가 왕에게 가서 뵈오니, 왕께서 저에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씀하셨으나 저는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음악을 좋아하는 정도가 심하면 제나라는 근사할 것이로다” 하셨다.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면 제나라는 근사할 것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평가다. 왕도정치를 할 수 있는 왕이라는 뜻이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마음이 순한 사람이다. 착한 사람이다. 사랑의 사람이다. 남에게 선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덕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음악을 좋아한다. 노래를 잘 부른다. 모두가 가수나 다름없다. 이는 선생님의 마음이 순함을 말해 준다. 사랑의 선생님임을 말해준다. 덕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분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근사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맹자께서는 음악을 혼자 즐기는 것보다 남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하였고 적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이 더 좋다고 하였다. 이 말씀 속에는 많은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백성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더 좋은 정치임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많은 학생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교육, 아니 모든 학생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교육, 모든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교육은 사랑과 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함께 하는 교육은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고 칭송을 얻게 된다.

“지금 왕이 이곳에서 풍악을 울리시면 백성들이 왕의 종소리, 북소리, 피리소리 등을 듣고서는 모두 싱글벙글 기쁜 빛을 띠고서 서로 말하기를 ‘우리 임금이 거의 질병이 없으시구나!”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때 선생님을 칭송하게 된다. 좋은 말만 하게 되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게 된다. 우리 선생님 정말 기분이 좋구나, 우리 선생님 컨디션이 좋구나, 우리 선생님이 아주 열정이 대단하시구나, 우리 선생님 아주 건강하시구나…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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