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지키는 교육이 '인성교육'

2012.06.25 09:08:00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더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이 수정, 보완되어 고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어, 사회/도덕교과의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하여 인성교육 요소를 강화하고, 예술, 체육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방안도 제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예방을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중요함을 재차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볼때는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지만 교육과정에 인성교육 요소를 강화한다고 전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중요하긴 하지만 인성교육 강화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학교환경의 개선이다. 즉 오래된 학교의 시설개선과 교내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가정에서는 비데를 이용하는 시대임에도 학교에서는 아직도 오래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교들이 많다. 왜 화장실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하겠지만, 2002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공중화장실 등의 정비를 통해 화장실 문화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렇지만 학교 화장실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곳들이 많이 있다.

조명이 어둡고, 청결하지 않은 화장실에서는 학생들의 폭력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깨끗한 타일로 잘 정리되고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화장실에서는 학생들이 폭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인식을 좀더 높게 가질 수 있게 된다. 컴컴한 화장실, 타일에 여기저기 때까 묻어있는 화장실, 바닥이 더러운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인성교육의 기본은 보고 느끼면서 실천하는 것이다. 실제로 화장실이 잘 개선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는 행위, 친구와 화장실에서 싸우는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화장실개선과 함께 학교내의 으슥한 곳(건물 뒷쪽, 창고 뒤, 학교의 담과 건물이 이어지는 공간 등)을 조속히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교내에서 흡연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장소가 없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일탈 행동을 할 장소가 없어진다면 학생들은 좀더 밝은 환경에서 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내부의 조명을 현재보다 1.5배정도 밝게 하자는 것이다. 조명을 밝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두운 환경보다 밝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인성이 훨씬더 밝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마다 있는 건물과 건물사이의 이동통로를 밝은 유리로 채광이 잘되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컴컴한 벽돌로 지어진 통로를 밝게 바꾼다면 학생들의 마음가짐 역시 밝은 상태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교사들 역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시간에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주변정리, 책상정리 등을 하도록 한 후 수업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오후쯤 되면 교실 여기저기에 휴지나 쓰레기가 버려져있게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깨끗이 정리하도록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매우 훌륭한 인성교육이 되는 것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학생들의 마음가짐은 더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과감한 예산투입이 필요하다. 현재의 학교폭력예방대책은 단시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 위한 것들이 많다. 학생이 변하고, 교사가 변하고, 여기에 학교환경이 변한다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교육과정의 개정이상으로 잘 될것으로 본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대안이 아닌가 싶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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