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80)

2012.08.27 16:25:00

북상 중인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최대 500㎜의 ‘물폭탄’을 예고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한다. 우리학교는 아직 옹벽공사 중이어서 더욱 걱정이 된다. 무사히 사고 없이 잘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논어의 제2편은 위정(爲政)편이다. 위정편 제1, 2, 3장을 읽어 보았다.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를 공자께서는 가르치고 있다. 역시 그 밑바탕에는 사랑이다. 제1장에서 공자께서는 “정치하기를 덕(德)으로써 해야 하는데 비유하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덕(德)은 ‘남을 나처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의 능력이라’고 한다. 결국은 남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덕이다. 이렇게 하면 그에게로 마음을 향하고 모여든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덕의 교육을 펼치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향하게 되어 있다. 선생님을 떠나지 않게 된다. 사랑의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마음에 편안을 얻게 된다. 이런 학생들은 언제나 즐겁다. 행복하다. 학교생활에서 기쁨을 얻는다.

덕(德)의 마음은 정치를 할 때뿐만 아니라 교육을 할 때에도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나 똑같이 사랑하는 마음, 나와 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덕(德)의 마음이다. 德不孤(덕불고)면 必有隣(필유린)이라는 말이 있다.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다.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덕이 있는 선생님은 북극성과 같다. 덕이 있는 선생님에게는 언제나 학생들이 이웃이 되어 외롭지 않다. 선생님을 향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으니 외로울 수가 있겠는가?

제2장도 사랑의 마음, 즉 덕(德)의 마음을 가르치고 있다. “시경(詩經) 삼백 편의 내용을 한 마디의 말로 나타내면 ‘생각함에 간사함이 없다’는 것이다.” 시 삼백 편을 보아도 간사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 덕(德)의 마음, 사랑의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를 쓸 때는 마음속의 생각들이 아름다운 시어와 시구로 나타난다. 덕(德)의 마음을 가진 자가 악한 생각이 나올 수가 없다.

언제나 사랑의 마음, 즉 덕(德)의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언제나 마음속에는 악한 것을 사라지고 선한 것들로 가득 차게 된다. 선생님은 덕(德)의 마음으로 가득차면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없어진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학생, 말 잘 듣는 학생, 착한 학생, 시키는 대로 공부 잘하는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학생, 힘들게 하는 학생, 골머리를 앓게 하는 학생, 공부 안하는 학생,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까지 포용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사랑할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은 예쁘게 잘 자라게 할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낼까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게 되어 언제나 행복한 고민 속에 빠지게 된다. 노래하는 것마다 아름답고 보는 것마다 예쁘다. 보이는 것마다 한 편의 시가 되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삶이 재미가 있고 즐겁다. 학생들을 대함이 보람이 된다.

제3장도 역시 사랑의 마음, 즉 덕(德)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정치나 교육의 원리는 똑같다. 사랑의 마음, 즉 덕(德)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면 학생들은 잘 따른다. “인도하기를 덕(德)으로써 하고 질서 있게 예(禮)로써 하면 수치를 알고 바르게 될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끌고 인도함에 꾀를 부리거나 힘으로 하거나 체벌로서 하면 학생들은 눈치를 보고 그 순간만 모면하려고 하고 잘못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덕(德)으로써 지도하고 예(禮)로서 질서를 유지하면 학생들은 잘 따르고 자기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고치게 된다. 여기서 예(禮)란 공평하게 하고 학생들 모두를 고루고루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편애는 위험한 것이고 사랑에 편견이 있으면 바른 교육이 되지 못한다. 교육은 사랑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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