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05)

2012.11.15 12:02:00

케텐을 열었다. 아침 6시가 넘었는데도 밖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 늦가을의 아침은 늘 이러하다. 밝은 아침이 있는 6시를 생각하면서 그 때가 속히 올 것을 기대한다. 늦가을의 아침은 무슨 책이든 들면 도움이 된다. 내 곁에 있는 책을 들었다. 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게는 돈, 자동차 키, 결혼 반지 등 나의 귀중품들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자그마한 가방이 있었다. 나는 가방을 털어 물건들을 내 손에 쏟아부었다. 바로 그때 일이 벌어진 것이다. 골프를 치고 난 후라 내 손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손의 땀을 닦아내지 않은 채 결혼 반지를 손가락에 끼려고 하는데, 그만 반지가 땀에 젖은 내 손에서 미끄러져 마침 옆에 있던 비상 브레이크에 나 있는 작은 구멍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틈새로 들여다보니 다행히도 작은 볼트에 반지가 겨우 걸려 있었다.

나는 포켓 나이프를 가지고 반지를 꺼내보려 했지만 닿지 않았다. 점점 좌절감이 들기 시작했다. 벌써 저녁 약속 시간에 늦은 상태였다. 바로 ‘어리석은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차를 아주 천천히 몰고 집으로 가면 반지가 계속 그 볼트 위에 걸려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집에 도착하면 적절한 공구를 가지고 반지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몇 미터마다 차를 세워서 계속 반지가 제대로 걸려 있나 확인하면서 집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네 번째 정도 섰을 때에, 확인해보니 반지가 없어져버렸다. 나는 내가 온 몇 백 미터의 길을 되돌이켰다. 나는 마치 콘택트렌즈를 찾듯이 손과 발로 땅을 기어 다니면서 사방을 찾아보았지만 반지는 없었다.”

이 글에서도 얻는 교훈이 있다. 학교생활을 할 때 기대와 달리 예기치 않는 ‘어리석은 공격’을 받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학교생활이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전혀 기대와는 다른 경험들을 하게 된다. 이 글에서 나오는 ‘어리석은 공격’을 받게 되는 날도 있다. 이 친구들은 예기치 못한 일들을 당하는 날을 ‘어리석은 공격’을 받는 날이라고 한다.

감정이 상하고 실망을 하게 되고 하루 종일 기분이 나쁜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고 한번이 아니고 하루에 몇 번이고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가짐은 참 중요하다. 평상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음이 동요되지 않고 평상시의 감정 상태로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이야기처럼 비상 상황에 직면하여 마음이 동요되면 반드시 정신 활동의 균형이 깨지면서 실패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마음에 동요가 없어야 하고 대담하고 위축되지 않고 평소와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그렇지 못하면 후회하게 된다.

평상심을 잃고 나니 생각이 온전치 못했다. 차를 아주 천천히 몰고 집으로 가면 반지가 계속 그 볼트 위에 걸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를 몰고 가면 반지가 겨우 볼트 위에 걸려 있는 것이 그대로 있을 수가 없다. 집에 도착하면 적절한 공구를 가지고 반지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된다.

평상심을 잃으면 지혜를 잃게 된다. 친구와의 약속이 있으면 전화를 해서 사정을 말하고 조금 늦게 가면 될 것이고 차를 천천히 몰아서 몇 번이고 확인하면서 가느니보다 차라리 집에 전화를 해서 아내에게 공구를 가지고 오게 하든지 카센터에 연락해서 반지를 꺼냈어야 했다.

그런데도 평상심을 잃고 나니 그렇게 하지 못했고 행동도 계속 어리석은 행동만 했다. 몇 미터마다 차를 세워서 계속 반지가 제대로 걸려 있나 확인하는 것, 반지가 없어져 그것을 찾는 것 등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어리석은 공격’을 받는 날이 있더라도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하겠다. 그래야 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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