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07)

2012.11.24 10:30:00

가을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초겨울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 감기 들기 쉽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은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선생님들은 건강을 잘 유지해야겠다. 학생들에게는 건강이 곧 실력이고, 체력이 곧 실력이다. 선생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좋은 체력 유지하는 것이 좋은 교육을 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오늘 읽은 글 중에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고집은 자신을 망치고 함께 하는 이들을 망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한다. 고집은 때론 버릴 줄 알아야 하는데.

“해리 트루먼 씨는 스피릿 호수의 남쪽 호반에 자리한, 소박한 성 헬레나 화산 통나무집의 인상 좋은 84세의 주인이었다. 그 통나무집은 그의 안식처였고, 그가 키우는 16마리의 고양이들은 식구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생을 헬레나 화산의 등성이에서 보냈으며, 그 산을 친구처럼 여겼다. 그렇게 지내던 1980년 초 어느 날, 화산이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와 고양이들은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지 않았다.

봄이 깊어지면서 화산 활동이 점점 더 위협적이 되고, 급기야 워싱턴 주의 주지사는 그 산 주위에 엄격한 출입 통제구역을 설정하여 몇몇 과학자들과 조사 인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그 지역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나 해리 씨는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1980년 5월 17일 토요일 오후, 주 공무원들은 해리 씨를 그곳에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위해 애를 썼지만 그는 한사코 가지 않았고, 그것은 마지막 시도가 되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성 헬레나 화산은 폭발했다. 화산의 북쪽 사면 전체는 산사태가 일어나, 바위와 그 파편들이 시속 16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통나무집을 향해 굴러떨어져 통나무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암석과 바위는 지상 50미터 높이로 쌓였고, 통나무집은 그 아래에 깔려 완전 폐허가 되었다. 해리 씨나 그의 고양이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이 글을 접하면서 우리 선생님들도 트루먼 할아버지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위험을 눈앞에서 보고서도 피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무슨 고집인가? 왕고집? 고집이 자기를 살려주나? 그런데도 화산 폭발의 위험을 보고서도 그곳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동안 정이 들어서? 그 동안 화산 폭발이 없어서?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과 고집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우리 선생님들도 때론 너무 고집, 아집을 부리지 않는지? 남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또 판단력이 필요하다. 상황을 보고서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은지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

때로는 전문가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주 공무원들과 과학자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마 자기 나름대로의 경험을 앞세워 말했을 것이다. 자기가 최고인양 연세가 많다 보니 자기의 경험을 전문가의 지식보다 더 믿었을 것이다.

자기 과목에 대한 전문가, 교육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의 귀를 기울이는 겸손함이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그분들의 의견을 존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하겠다. 전문가들의 조언이 오히려 도움이 되고 앞으로는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집이 큰 희생을 불러왔다. 고집이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와 함께 한 분별력 없는 고양이마저 희생을 입게 되었다. 때로는 고집도 버리고 아집도 버릴 줄 알아야 하겠고 전문가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참고할 줄 알아야 하겠다. 그렇게 함이 자신도 살고 함께 하는 이도 살고 모두에게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남들이 볼 때 ‘참 어리석다. 참 모자란다. 참 바보다.’라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고집을 버리자.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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