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17)

2013.01.14 13:17:00

送舊迎新(송구영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송구영신과 함께 새해 사용하는 사자성어는 謹賀新年(근하신년)이다.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라는 뜻이다. 새해 모든 교육가족은 물론 교육에 관심을 두는 모두가 새해는 만복이 깃들기를 소망한다.

‘送舊迎新(송구영신)의 구(舊)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온갖 더러운 것을 말한다. 악한 생각, 더러운 생각, 추한 생각을 말한다. 나아가 악한 습관, 더러운 습관, 추한 습관을 말한다. 이런 것들은 보내야 할 것들이다. 비워야 할 것들이다.

송(送)은 얼마나 좋은 행동인지 모른다. 어떤 것은 아쉽지만 내보내야 한다.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어떤 것은 아깝지만 버려야 한다. 어떤 것은 귀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버려야 한다. 새것을 담을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다. 비움이 없이는 채울 수가 없다. 더러운 것을 비우지 않고 새것을 그 위에 채우면 순환이 안 되어 고장이 나고 만다.

순환이 정말 중요하다. 피의 순환이 없으면 삶이 고장 난다. 공기의 순환이 없으면 건강이 고장 난다. 음식물의 섭취와 배설의 순환이 없으면 생명이 길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속에 있는 더러운 것을 밖으로 내보낸다. 그리고 좋은 것들은 입을 통해 다 받아들인다. 내보내고 맞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매일 에너지를 얻고 삶을 영위해 나간다.

신(新)은 온갖 좋은 것을 말한다. 참된 생각, 사랑스러운 것, 덕이 있고 칭찬할 만한 생각을 말한다. 나아가 참된 행동, 사랑스러운 행동, 덕이 있고 칭찬할 만한 행동을 말한다. 옛것을 버리지 못하면 새것을 채울 공간이 없어진다. 그러기에 옛것은 미련도 없이 다 버려야 한다. 사람들은 숨을 내쉴 때는 더러운 것은 다 내본다. 숨을 들이쉴 때는 온갖 좋은 것은 들이마신다. 그렇게 함으로 활력소를 얻게 된다.

영(迎)도 얼마나 좋은 행동인지 모른다. 맞이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맞이하는 것은 손님을 맞이하고 귀한 분을 맞이하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싱싱한 것을 받아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더럽고 추하고 악한 것은 본인은 잘 모른다. 옆의 사람이 잘 안다. 다른 사람이 잘 안다. 관계되는 사람이 잘 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분들의 귀한 말씀이 바로 충고다.

명심보감 성심편하에 보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무가 먹줄을 좇으면 곧고, 사람이 충고함을 받아들이면 거룩하게 되느니라”고 하셨다. 먹줄이 곧 충고다. 나무가 먹줄을 좇으면 곧게 된다. 사람이 충고를 받아들이면 바르게 된다.

충고가 바로 산소이고 충고가 바로 음식이다. 충고를 받아들일 줄 모르면 ‘송구’가 안 된다. 헛구호에 그치고 만다.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알면 ‘영신’이 된다. 새로운 사람이 된다. 변화가 된다. 살 길이 열린다.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알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호흡이 잘 되며 소화가 잘 되는 것과 같이 건강한 삶이 된다.

충고는 쓰다. 하지만 충고는 행함에 이롭다. 살 길이다. 행동에 유익하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忠言(충언)은 逆於耳(역어이)나 而利於行(이이어행)이라”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함에는 이롭다. 충고가 귀에 거슬린다. 그렇지만 멀리하면 안 된다. 자신을 위한 길이다. 양약은 입에 쓰나 몸에는 이롭다. 마찬가지다.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빈 그릇이 요구된다. 빈 그릇은 속에 찬 더러운 것을 다 들어내는 것이다.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바르고 깨끗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느니라”고 하였다. 나라의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르면 하늘도 순하고 자연도 순하게 된다. 벼슬아치 특히 지도자가 바르고 깨끗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나라의 한 백성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다. 그러기에 바르고 깨끗하게 되기 위해서는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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