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18)

2013.01.17 13:34:00

세월이 참 빠르다. 엊그제 송구영신이다 하면서 새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벌써 보름이 지났다. 세월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흐르는 세월에 순응하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일들을 자기 자리에서 잘 감당하며 보람되게 사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싶다.

특별히 추운 올 겨울에도 일손을 멈추지 않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은 흰 옥과 같다 싶다. 이분들이 있었기에 우리학교의 운동장이 이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조잔디를 깔고 나니 이제 학교 모습이 살아난다. 전문가의 손이 정말 귀하다.

우리 선생님들은 전문가다. 학생들을 살리는 전문가다. 인재를 양성하는 지도자다. 사람을 사람답게 길러내는 자들이다. 그러기에 흰 옥과 같다. 군자다. 명심보감 성심편 하에 보면 “익지서에 이르기를 흰 옥은 진흙 속에 던져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고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은 흰 옥과 같기에 자부심을 갖고 아무리 혼탁한 환경 속에 가더라도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되고 아무리 더러운 진흙 속에 던져지더라도 그 빛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선생님들의 마음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황금은 적다. 겨우 먹고 살고 자녀들 교육시키면 족할 정도다.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만족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명심보감 성심편 하에서는 “큰 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 눕는 곳은 여덟 자뿐이요, 좋은 밭이 만 평이 있더라도 하루 두 되면 먹느니라”고 하였다. 자신의 가진 것으로 만족하면 고유의 빛을 잃지 않게 된다.

돈에 욕심이 생기면 탈이 난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동파는 “까닭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재앙이 있느니라”고 하였다. 선생님은 천금을 얻기가 어렵다. 그런 마음이 있으면 전문로서의 자리가 흔들리게 되고 빛을 잃게 된다.

사람과 물건은 제 자리에 있어야 빛이 난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위치에 있어야 빛이 난다. 선생님의 위치에 있기 위해서는 욕심, 탐욕을 물리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 잃고 물질 잃고 모든 것 잃게 된다.

선생님은 전문가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절제해야 한다. 명심보감에서는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다.”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안 먹는 것만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술의 절제가 필요하다.

공을 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공을 위하는 마음이 사를 위하는 마음에 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옳고 그름을 가려내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고 하였다. 공을 위하는 마음이 사를 위하는 마음과 같으면 분별력도 생겨나고 지혜도 얻게 된다. 태공은 “좋은 논 일만 이랑이 있어도 박한 재주를 몸에 지닌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셨다. 선생님에게 요구되는 것이 지혜요 분별력이며 재주다. 이런 것들은 전문가들만이 가질 수 있다.

전문가는 어떤 어려움에도 잘 견뎌 낸다. “송백은 서리와 눈을 견디어 내고 밝은 지혜는 위난(危難)을 능히 견뎌 내느니라”고 하였다. 우리 선생님은 송백이요 밝은 지혜를 가진 자이기에 어떤 어려움과 위기도 잘 극복하고 이겨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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