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구읍의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육영수 여사 생가

2013.01.28 09:49:00

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 경부선이 지나 교통이 편리한 옥천 읍내를 경부고속도로가 둘로 나눈다. 상권이 형성된 남쪽과 달리 고속도로 굴다리 건너편의 북쪽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이곳이 옥천 구읍이다.

옥천역을 따라 상권이 옮겨가고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구읍이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다. 고샅을 기웃거리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던 흔적들을 많이 만나는 이곳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육영수 여사 생가, 정지용과 육영수 여사의 모교 죽향초등학교 구교사(등록문화재), 옥천향교와 옥주사마소가 있다. 구읍 자체가 작고 볼거리들이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이웃하고 있어 찾아다니기도 쉽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안채와 바깥채를 초가집으로 복원한 정지용 생가의 담장 옆에 시비가 서있다. 향수의 전문을 중얼중얼 읊은 후 삽짝을 밀고 안으로 들어선다. 방안의 유품과 집안을 둘러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시인의 삶과 문학이 이해된다.

이곳에 들른 사람들은 향수에 등장하는 실개천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조혜경 문화관광해설사가 아쉬워하듯 주변에 실개천이 없다. 생가 앞으로 흐르는 냇물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으련만 냇가를 성곽처럼 쌓아 볼썽사납다.




생가에서 나와 돌다리와 물레방아를 구경하노라면 바로 옆에 동상이 서있고, 그 뒤편에 정지용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고 대표작을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하며 체험할 수 있는 문학관이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시인의 밀랍인형이 의자에 앉아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학관에는 지용 연보ㆍ지용의 삶과 문학ㆍ지용 문학지도ㆍ정지용 시인의 시와 산문집 초간본이 전시된 문학전시실, 손으로 느끼는 시ㆍ영상시화ㆍ향수영상ㆍ시어검색ㆍ시낭송실이 있는 문학체험실, 영상실, 문학교실이 있다.

문학관을 천천히 둘러보면 1902년 이곳에서 태어난 시인이 12살에 결혼을 하고, 동경유학시절인 22살에 향수를 썼다는 것을 안다. 삶의 역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바다ㆍ산ㆍ신앙ㆍ고향이 시의 소재였고, 시인이 남긴 140여 편의 시가 우리 문학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이해한다.




문학관에 시인의 유품이 딱 한 점 있다. 비파도(枇杷圖)는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는 비파나무 그림이다. 그림에 필낙경풍운(筆落驚風雲)이 써있는데 설명서에 따르면 청계 정종여 선생의 그림에 정지용시인이 글을 썼다. 기법은 수묵담채화이며 제작년도는 미상이다.


정지용 문학관에서 700여m 거리에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외가가 있다. 터 전체가 충북도기념물 제123호인 육영수 여사의 생가는 안채, 사랑채, 중문채, 방앗간, 사당, 정자 등 13동 99칸의 건물로 조선시대 후기인 180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문화 보존과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기위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했지만 허물어져 방치되던 모습을 봐온 사람들은 아직은 새집이 낯설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나 찾던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요즘 관광명소가 되었다. 휴일이면 관광버스가 80여대씩 몰려 길이 막힐 만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대문은 방명록에 글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육영수 여사가 결혼할 때까지 생활했던 집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로 청와대에서 생활해 고향이 없는 것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데 한몫 했으리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 때문에 관람객은 나이 많은 어른들이 대부분이다.

연당사랑 벽에 아는지 모르는지,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당신이 그리우면 등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절한 마음으로 육영수 여사를 그리워하는 시가 걸려있다. 곳곳에서 육영수 여사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만나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곳은 육영수 여사가 사용했던 뒤편의 방이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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