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22)

2013.01.30 11:49:00

커텐을 열었다.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맑은 하늘이다. 하늘은 맑고 더없이 깨끗하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 선생님의 삶도 이러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자연은 언제나 나의 스승이다. 깨끗한 삶은 누구나 좋아한다. 맑은 하늘에 티 하나 없는 것같이 흠 하나 없는 삶은 자신뿐 아니라 남에게도 유익이 된다.

창문을 통해 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말끔히 단장된 운동장이다. 인조잔디로 완성된 운동장은 학교다운 학교임을 나타내 보인다. 무언가 모자라보였고 부족해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충해주는 역할이 우리 선생님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운동장 둘레의 펜스다. 무언가 엉성해보였는데 펜스가 울타리 역할을 하는 걸 보니 든든하다. 우리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의 울타리 역할,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말없이 사시사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방패 역할을 우리 선생님들은 잘 감당한다. 그러니 선생님은 믿음직스러운 분이다. 학생들이 의지하고 학부모님들이 기대는 분이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하시는 분들이다. 이분들은 새벽을 깨운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바쁘게 움직인다. 이분들에게 배우는 것이 많다. 하나는 성실함이다. 변함이 없다. 규칙적이다. 그러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는 추위를 잘 이겨냄이다. 춥다고 일을 멈출 수 없다. 아무리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옷을 하나 더 걸치고 모자를 쓰고서라도 쉬지 않는다. 송백은 서리와 눈을 견디어내듯이, 이분들은 잘 견디어낸다. 이분들은 감춰진 보배다. 진흙 속에 감쳐진 보배다. 아무리 더러운 흙도 이들을 더럽게 할 수 없다. 값진 보배가 따로 없다. 이분들과 같은 분이다. 이분들을 닮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이분들에게 배울 점은 부지런함이다.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다시없는 보배”라고 명심보감 정기편에서 가르치고 있다. 이 말씀을 실천하는 분이 바로 이분들이다. 근면이 바로 보배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실천이 따르지 않을 때가 많다. 새해에는 근면을 우리 선생님들의 한 덕목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명심보감은 분명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보배로운 책이다. 지침서다. 안내서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시켜나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학교에서는 4년차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짧은 시간이지만 몇 구절의 말씀을 음미해 보았다. 오늘의 가르침은 우리 선생님들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말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를 착하다고 말해 주는 사람은 곧 내게 악이요, 나의 나쁜 점을 지적해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니라”고 명심보감 정기편에서 가르치고 있다. 남의 결점을 지적해주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으로 도와주는 분이다.

무턱대고 칭찬만 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유익한 점도 있지만 반면 그 사람을 교만하게 만든다. 병들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칭찬과 지적이 동시에 이루어지면 효과가 더 날 것 같다.

학생들의 결점을 지적해 줄 분은 선생님밖에 없다. 다른 분들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자식에게 부모님이 말씀하면 귀밖에 듣는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면 대든다. 하지만 선생님이 말하면 귀담아 듣는다. 아직 선생님의 약효는 유효하다.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말(言語)을 잘 사용해야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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