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43)

2013.04.16 14:16:00

아직 깊은 밤중이다. 만물이 깊이 잠든 시간이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 한 구절이라도 읽어보고, 메모한 것 들쳐보는 것이 낫다. 지난 날을 생각하며 되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이 깊은 밤중 책도 들쳐보고 메모한 것도 읽어 보았다. 메모를 들쳐보면서 우리들은 성숙한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도 필요하고 더 나아가 성숙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약점을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싶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약점이 있다. 장점도 있지만 약점이 있다. 이런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것이 성숙한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거만하거나 자만하면 자신의 약점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자신을 성숙한 자리에 옮겨 놓지 못한다. 약점에 대한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점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다음은 자기와 함께 하는 가족이 제일 잘 안다. 그 다음은 자기와 함께 했거나 함께 하는 교육가족이 제일 잘 안다. 그러기에 자기 약점을 찾는 일에 소홀히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기와의 소통, 가족과의 소통, 교육가족과의 소통이 필요하며 자기의 고집을 내려놓고 자기를 잘 아는 이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나쁜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이 너무 오래 되고 체질화 되어 있어 나쁜 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습관이 편안하고 친숙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하나의 약점인데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약점을 찾도록 소통의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새롭게 되는 지름길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복실습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의지가 강한 것 같아도 약하다. 처음에는 몇 번 시도하다가 또 그만둔다. 반복이 필수다. '반복이 성품의 어머니다.' 반복을 하지 않으면 잘 잊어버린다. 성품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꾸준한 반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하나씩 변화된다.

선생님은 안 되는 것이 많다. 술을 많이 마셔도 안 되고 나쁜 짓을 해도 안 된다. 언제나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을 이끄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학부모님도 요구하고 사회도 요구한다. 그래서 선생님 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나가는 반복실습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선생님, 성숙한 선생님으로 변화될 수 있다.

우리 선생님들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급해서는 안 된다. 하루아침에 성숙한 선생님이 될 수 없다. 인위적으로 과일을 성숙시키면 맛이 없다. 자연스럽게 성숙되어야 맛이 있다. 빨리 성장하고 성숙하려고 하면 맛이 간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하려고 하면 지치지 않고 부담도 없고 맛도 살아난다.

성숙한 선생님의 되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방향만 바로 잡히면 문제없다. 방향이 잘못되면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속도 좋아하면 안 된다. 속도는 언제나 위험하다. 속도 좋아하면 신호도 위반하게 되고 사람도 다치게 한다. 불순물 섞인 것보다 순수하고 깨끗한 것이 좋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을 연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노력이 필요하다. 인내력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말고 점진적 향상을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행하면 된다.

빨리 성장하려다 약하게 자라면 소용없다. 늦게 성장해도 강하게 자라는 것이 좋다. 천천히 성숙의 자리에 이르게 되는 것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고 방향만 잘 설정하면 된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려고 하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방향을 향해 정상적인 속도로 달려보자. 답답하게 여겨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추월해도 상관하지 말고.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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