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146)

2013.04.22 11:06:00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어제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날씨 좋음이 더욱 돋보인다. 학교의 생활이 비가 오는 날이라 할지라도 견뎌내야 할 것은 오늘과 같이 맑고 상쾌한 날이 예약돼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비가 오는 토요일이지만 학교는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많은 학생들이 강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면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교실에서 토요 틈새 방과후학교가 진행되고 있었다. 또 여러 학생들이 학습실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선생님이 계신다. 보이지 않게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일반인들이 볼 때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나 주말이라 선생님들도 쉬어야 하고 충전을 해야 하는 시간에 시간을 들이니 헌신하고 희생하는 분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교육가족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헌신과 희생은 선생님들의 마음 밑바탕에 깔고 있는 사랑이 있기에 가능하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주말을 학생들에게 바칠 수 없다. 부모님 이상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는 선생님 말고 없다. 이들 선생님에게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 이것이 학생들을 따뜻하게 감싼다. 이런 따뜻함은 우리 모두가 지녀야 모습이다. 힘든 이에게 손 내밀어 주고 괴로워하는 이에게 다가가 위로해주는 선생님이 따뜻한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언제나 가볍지 않다. 학생들이 멀리서 볼 때면 언제나 부러워 보인다. 존경스러워 보인다. 선생님의 외면에서 풍기는 위엄 때문이다. 이런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서 선생님이 되고파 하는 학생들도 있다. 선생님의 모습을 닮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 시시때때로 선생님을 바라보는 학생들이 많이 있기에 언제나 위엄이 있는, 품격이 높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언행을 삼가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논리적인 언변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멀리 하다가도 말을 해보면 달라진다. 선생님의 논리적인 설득이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논리적인 언변을 갖춘 선생님을 학생들은 좋아한다. 그래서 언제나 준비를 한다. 책을 접한다. 연구를 한다. 노력을 한다. 쉬지 않는다. 이런 끊임없는 자기 연찬과 연구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바로 이끌 수가 있다.

평소에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보다는 비난, 사랑보다는 미움, 칭찬보다는 손가락질, 감사보다는 원망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이런 마음은 선생님을 진정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제대로 알면 그런 마음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학생들로부터 존경, 칭찬, 사랑, 인정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발전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 내 귓가에 더러운 말, 누추한 말, 조롱의 말, 희롱의 말이 들려온다 할지라도 묵묵히 참고 우리의 길을 걸어가면 된다.

그러면 때가 되면 학생들은 스스로 깨닫고 돌아오게 되고 학부모님들도 스스로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감사의 표현을 하게 되고 따뜻한 마음을 보내게 된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살리는 지도자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다. 깊은 학문의 길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자다.

언제나 이런 자부심을 갖고 성숙한 자리에 이르도록 날마다 자신을 닦아나가면 된다. 따뜻함, 엄숙함, 논리적인 언변 이 세 가지는 선생님이 지녀야 할 모습이다. 공자의 가르침이다. 내일이면 또 한 주간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학생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은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부모님은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한 주가 되길 소망해 본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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