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150)

2013.05.24 20:28:00

꽃다운 5월도 저물어간다. 꽃다운 선생님의 향기가 학생들의 가슴 속에 오래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스승의 날에 우리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모스코바의 34번학교에서는 축전을 보내왔다. ‘선생님의 은혜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전국의 온 선생님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로부터, 제자들로부터 언제나 고맙다는 말을 듣고 살 만한 분들이다. 인성 면에서도 그렇고 능력 면에서도 그렇다. 어질고 착한 선생님의 인품으로 학생들에게 모자람이 없게 잘 가르치고 기른다. 선생님의 가르치는 능력, 탁월한 실력이 뒷받침이 되어 학생들은 선생님들보다 더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인재로 자라나고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선생님이 계셨기에, 선생님이 인도자가 되어 주었기에, 선생님이 나의 등불이 되어주었기에, 선생님이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주었기에, 선생님이 나의 방패가 되어주었기에, 선생님이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선생님들은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잘하는 점만 부각시키지 말고 나의 부족한 부분, 모자라는 부분을 찾기에 힘을 내야 한다. 그래야 더욱 존경받는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七.이루장구상’의 제1장 앞부분을 보면 ‘이루(離婁)’와 ‘공수자(公輸子)’가 나온다. ‘이루(離婁)’는 눈 밝은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황제가 그의 옥(玉)을 잃었을 때 찾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백보 떨어진 거리에서 추호의 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밝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공수자(公輸子)’는 정교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들에게는 탁월한 장점이 있었다. 눈 밝은 것과 정교한 기술을 가진 것이다. 이것 자랑하면 안 된다. 이것 자랑하는 데 빠져 있으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가 없다. 이들에게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것을 채워나가야 더 훌륭한 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솜씨를 가져 있어도 규구(規矩)를 가지지 아니하면, 방형(方形)과 원형(圓形)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였다. 규(規)는 원을 그리는 기구이고, 구(矩)는 각을 그리는 기구이다. 이들이 솜씨가 있어도 기구가 없으면 방형과 원형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우리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인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좋은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또 아무리 높은 인격의 소유자라 해도 수업기술이 없으면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아무리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수업기법이 있다 해도 앞서간 선생님들의 교육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기대에 어긋날 수가 있다.
“요순의 도(道)로도 인정(仁政)을 가지고 하지 아니하면 천하를 평치(平治)할 수 없다. 지금 (임금의) 어진 마음과 어질다는 소문이 있으면서도 백성들이 그 혜택을 입지 못하여 후세에 모범을 보일 수 없는 까닭은 선왕의 도를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에게 있어야 할 것이 많다. 우선 인품이다. 어진 마음, 착한 마음이다. 다음은 실력이다. 아는 것이 없으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다. 또 하나는 능력이다.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앞서간 선생님들의 교육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이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헐뜯지도 아니하고 잊지도 아니하여 옛 헌장을 따르고 말미암았다’하였으니, 선왕의 법을 따르고서도 잘못되는 경우는 있지 않다.” 꽃다운 5월이 다가기 전에 향기로운 삶을 사는 우리 선생님들의 행복한 삶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하며, 열악한 교육환경과 교육적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이 때에 더욱 힘을 내어 보람을 먹고 사는 선생님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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