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同族相殘)의 6.25전쟁이 일어 난지 올해로 63주년이 지나갔다.
아직도 휴전선을 그어 놓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으며, 천만의 이산가족(離散家族)중에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아픔을 안고 한 맺힌 세상을 떠나는 슬픈 역사가 언제나 마감될 수 있을까? 전후세대인 자라나는 고등학생들에게 6.25전쟁에 대한 설문을 했는데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대답한 학생들이 70%나 되었다는 사실에 기성세대들은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쳤기에 엄연한 남침을 북침으로 답하였을까? 그런데 학생들에게 인터뷰를 해보니 “북침”이라는 어휘를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말로 알고 있었다니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문에서 “6.25전쟁은 북한과 남한 어느 쪽에서 먼저 공격을 했는가?”라고 했으면 당연히 북한이 먼저 공격을 해왔다고 답했을 것이다.
한자어를 사용할 때는 문법상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데서 오는 혼동(混同)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약 70%가 한자(漢字)어 인데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가르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세대 선생님들도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라서 한자어를 풀어서 바르게 가르치지 않은 결과라고 본다. 그래서 국방부에서는 6.25 전쟁을 ‘북한이 남침을 한 전쟁’으로 용어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줄여서 말하자면 ‘북의 남침’이 정확한 말이다. 문법상으로 보면 남침의 남(南)은 방향을 나타내는 부사로 앞에 북(北)이라는 주어가 생략되었고 침(侵)이 술어(述語)가 되기 때문에 “북한이 남쪽으로 침략을 한 전쟁”이 분명하여 ‘북의 남침’이 완전하게 줄인 문장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언어생활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사상까지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생활도구 이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의 국어생활은 오랜 세월 ‘한글전용정책’으로 일관해 오고 있기 때문에 조상대대로 써온 한자를 외국어라고 못쓰게 하는 어문정책은 대단히 잘 못 된 것이다. 한자는 지금의 중국 땅에서 만들어 쓰기 시작하였지만 한자의 자원(字源)을 풀이해 보면 글자를 만들 당시의 생활풍습이 한자 속에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시대의 생활풍습이 우리조상 대대로 이어져 왔고 오늘날에도 상당수가 남아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자는 황하문명권에서 발생한 중국의 문자로 잘 못 알고 있지만 학자들의 연구발표에 따르면 황하문명 보다 훨씬 먼저 발생한 요하문명권의 동이(東夷)족의 글자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산 문화의 토템은 곰"이라며 홍산 문화의 주도세력인 곰 토템 족이 단군신화의 웅녀 족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요하일대에 중원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5의 문명권이 있었다."면서 "그 주도 세력들이 우리 민족의 선조들과 연결된다는 것을 바탕으로 동북 고대사를 다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는 우리의 선조는 동방역사의 중심에 있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를 후손에게 전하려면 우리의 글이며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한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소리글인 한글만으로는 부족하고 문화선진국이 될 수 없다. 우리의 국자(國字)는 한글과 한자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조화롭게 국어생활을 하도록 어문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간단하면서 중요한 단어도 혼돈을 일으키는데 조상들이 남긴 서적이나 문서를 이해하려면 한글만으로는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 중에는 동음이의(同音異義)어가 많은 것은 20여 가지가 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책을 읽어도 독해력이 부족 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고 있다. ○○○의사(義士)를 무슨 과(科) 의사(醫師)냐고 물으며 의사(義士)와 열사(烈士)도 구분하지 못하는 고학력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주지역에서 한자(漢字)를 배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음은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예견(豫見)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동방문화의 중심에 있는 대한민국은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서라도 어릴 때부터 우리의 국자(國字)인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