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 계곡, 폭포소리에 더위 싹 가셔

2013.07.13 11:24:00

산행을 좋아하는 중학교 교장 세 명. 지난 금요일 퇴근 후 1박2일로 가평을 향해 떠났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데 아내 생일임을 깜박 잊어 딸에게 연락을 받은 교장. 자식 교육은 잘 시켰지만 가족보다 산행이 더 좋아 훌훌 털고 떠난다. 함께 한 일행이 미안하기도 하다. 

목동초교와 가평북중 통합교 방가로 황조롱이방에서 1박을 하였다.. 이곳에는 방가로가 총 5개 있는데 여기를 이용하려는 교직원은 목동초에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이용에 따른 일정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학교 단체가 이용할 경우 50명 숙박이 가능하다. 가족 단위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식당에 연통이 없는 난로가 그대로 있다. 아마도 겨울 추위에 대비한 것으로 생각된다. 인근 다방에도 난로가 그대로 있다. 한 여름에 난로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이유를 주인에게 물으니 난로 연통 수명이 2년이라 겨울에 쓰려고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이튿날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에 잠을 깬다. 학교를 둘러보니 농촌이지만 시설은 현대식이다. 여기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가 함께 있다. 통학버스도 여러 대 보인다. 운동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목동천이 흐른다. 학교에서 고개만 들면 녹색의 산이 보인다.

산이 많은 가평인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화악산, 운악산, 축령산, 명지산, 유명산이 가평에 있다. 화악산(중봉 1,424m)과 명지산(1,267m)은 아직 가 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오늘 명지산행은 경기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다.




09:00 익근리 주차장에서 산행 시작이다. 계곡을 왼쪽에 두고 길을 따라 오르니 길가 양편에 까치수염이 우릴 반겨준다. 계곡물이 맑고 깨끗하다. 수량도 풍부하다.물이 암반 위를 흐르고 있어 경사가 심한 곳은 흰물결이 일어난다. 바라만 보아도 땀이 쏙 들어간다.

승천사를 지나 1.8 km 가니 그 유명한 명지 폭포가 나온다. 설악산의 비룡폭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힘차게 내리는 소리와 짙푸른 소를 보니 물 깊이가 꽤 깊을 것 같다. 명지산은 계곡과 폭포가 명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구태어 정상 정복을 하지 않더라도 피서지로 적당하다. 




폭포를 지나 삼거리 부근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내려오는 산림감시원에게 길을 묻는다. 정상까지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왼쪽으로 가면 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심하고 오른쪽으로 오르면 능선을 타게 되는데 거리가 멀다는 것. 안내지도를 보니 정상까지 각각 2.1km 와 2.4km다. 300m 차이가 나는 것이다. 체력을 감안해 능선 코스를 택했다.

정상 가까이 가는데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있다. 과제로 가져가려고 카메라에 담는다.바람개비 모양의 노란꽃 이름이 궁금하다. 털이개 모양의 흰꽃은 노루오줌풀이란다. 13:30 정상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남기고 하산이다. 정상에서의 전망은 특이한 것이 없고 잠자리가 떼를 지어 날아 다닌다. 그리고 그냥 초록의 물결이다.

경사가 심한 곳으로 내려오는데 무릎에 무리가 간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곳으로 올라오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삼거리 가까운 계곡에서 땀을 씻는다. 세수를 하고 발을 적신다. 등목을 해 달라는 교장에게 계곡물을 손으로 부으니 금방 멈추란다. 그만치 계곡물이 차가운 것이다.

다시 익근리 주차장을 향해 내려가는데 하산하는 관광버스 남녀 등산객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친다. 우리보다 나이가 적어보이는데 얼굴 표정을 보니 하산길에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조금 가다 보니 계곡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단체 등산객이 피서를 즐기는 소리다. 등산복을 입은 채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한다. 일부는 물속에서 목만 내놓고 땀을 식히고 있다. 

초행길인 명지산. 새로움은 있었지만 산이 높아 오르는데 낑낑 댔다. 명지산은 가을 단풍이 절경이라는데 다음에 다시 찾아야겠다. 그러나 구태어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처음 보는 야생화 소득은 있었지만 몸에 무리가 온다. 명지산에서는 계곡물이 힘차게 내려치는 소리를 듣고 폭포수를 감상하면서 손이나 발을 담그면 그것 만으로도 만족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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